밸류업 프로그램의 핵심 내용 가운데 하나는 주주환원 강화의 모범 기업들을 묶어 ‘밸류업 지수’를 개발하는 것이다. 밸류업 지수는 한국거래소가 개발하는데 국민연금이 여기에 자문을 제공한다.
뿐만 아니라 밸류업 지수 개발이 완료되면 국민연금이 실제 이를 벤치마크지수로 활용해 자산을 운용할 것으로 금융투자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시장에서는 주주환원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는 증권업종 가운데 국민연금 지분율이 높은 종목의 주가가 최근 추가적 탄력을 받은 점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대형 증권사 가운데 국민연금의 지분율은 키움증권(11.52%), 한국금융지주(8.71%), 삼성증권(8.42%), NH투자증권(6.23%), 미래에셋증권(5.01%) 순으로 높다.
전날 증권주 주가도 키움증권(5.5%)과 한국금융지주(3.7%), NH투자증권(1.8%), 삼성증권(1.0%) 등 이와 비슷한 순서로 상승마감했다.
▲ 금융투자업계 '큰 손'인 국민연금은 향후 밸류업 우수 종목에 주목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도형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민연금이 운용자금 중 최대 11조 원가량을 밸류업 우수 종목에 투입할 것으로 관측되면서 4일 금융업종 주가가 전체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고 평가했다.
다만 미래에셋증권 주가는 전날과 이날 각각 0.22%, 3.78% 하락마감하면서 홀로 약세를 보였다.
그럼에도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에도 점차 국민연금발 온기가 스며들 것으로 보고 있다. 증권사 가운데 최근 흐름만 놓고 보면 주주환원에 가장 적극적 모습을 보였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은 지난달 22일 향후 3년 동안의 주주환원정책을 의결했다. 주주환원성향 목표치를 순이익의 35% 이상으로 높이고 업계 최초로 자사주 소각 물량을 구체적으로 밝히는 등 이전보다 더욱 강화한 주주환원책을 들고 나왔다.
또 올해 총 898억 원 규모의 배당금을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따라서 배당기준일(3월29일)이 다가올수록 국민연금발 수급 모멘텀이 더해지며 기대감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
김재철 키움증권 연구원은 “밸류업 프로그램이 도입되는 시점과 맞물려 미래에셋증권의 이번 주주환원계획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이전보다 클 것이다”며 “올해 실적 회복을 기반으로 한 자기자본순이익률(ROE) 상승과 시장의 관심 속 주주환원확대를 통한 지속가능한 밸류업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한편 NH투자증권도 6일 결산 배당기준일을 발표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5개 동안 배당성향이 20% 수준으로 업계 평균(30%)에 미치지 못했다.
정영채 대표이사 사장이 물러나기로 해 새 대표를 맞이하는 상황, 국민연금의 수급을 받기 위해 주주환원을 강화해야 하는 상황 등을 고려할 때 지난해보다 높은 수준의 배당금이 책정될 가능성이 있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