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설정 2조3천억 원 가운데 80% 이상이 개인 투자자 자금으로 나타났다. 일부 펀드에서 배당유보나 자산유보로 인한 손실 발생 가능성이 제기된다.
22일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해외부동산 대체투자 현황을 보면 2023년 9월 말 기준 임대형 해외부동산에 투자하는 공모펀드는 21개, 설정액은 2조3천억 원으로 개인투자자 투자금액은 1조9천억 원으로 조사됐다.
▲ 금감원의 발표를 보면 올해 만기가 돌아오는 해외부동산 공모펀드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손실을 볼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가운데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펀드는 △한국투자밀라노1호 △미래에셋맵스미국9-2호 △하나대체투자나사1호△한국투자도쿄한조몬오피스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이지스글로벌공모281호 △하나대체투자일본1호 △하나대체투자미국LA1호 등 8개로 9333억 원 규모다.
금감원은 이 펀드들에서 손실이 발생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있다. 미래에셋맵스미국9-2호, 하나대체투자미국LA1호 등은 자산을 이미 매각했다. 한국투자벨기에코어오피스2호는 배당을 유보하고 있다.
김병칠 금감원 부원장보는 “만기 도래 펀드 가운데 2건이 자산매각, 1건이 배당유보 상황이다”며 “배당이 이뤄지지 못하거나 자산매각이 이뤄지는 건에 관해 손실발생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만기가 돌아오는 나머지 13개 펀드 가운데 한국투자뉴욕오피스1호는 배당유보, 미래에샛맵스미국11호는 배당유보 사유 발생상황이다.
금감원은 해외 부동산 공모펀드와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주가연계증권(ELS)은 만기, 연장여부, 투자 규모 등에서 크게 차이가 난다고 설명했다.
해외부동산 공모펀드는 만기가 5~7년으로 ELS(3년)보다 길다. ELS는 투자자가 만기를 연장하는 것이 불가능하지만 공모펀드는 수익자 총회에서 과반수가 동의하면 연장이 가능하다.
투자 규모를 보면 해외부동산 공모펀드 투자금액은 2조3천억 원으로, H지수 ELS 투자금액 19조3천억 원보다 작다. 여기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금액은 9333억 원으로 전체의 40.8% 수준이다.
H지수 ELS의 올해 만기 도래규모는 15조4천억 원으로 전체 투자금액의 79.6% 규모다.
김 부원장보는 “상업용 부동산 가운데 현금흐름에 문제가 없지만 가격 하락 때문에 기한이익상실(EOD)가 발생한 경우, 대출을 추가로 일으키거나 후순위 대출 모집을 통해 만기연장을 끌고가는 사례가 많다”며 “부동산 가치가 회복될 때 까지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 펀드 손실과 관련해 민원이 접수돼 있고 손실발생 가능성이나 펀드 처리방향에 관해 충분한 공시가 있었는지 등에 관해 조사하겠다”며 “앞으로 금융사들을 검사할 때 부동산 대체투자를 하며 모범규준을 지켰는지도 확인하겠다”고 덧붙였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