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그룹은 19일 입장자료를 통해 “(임종윤 사장측이 배포한 자료에서) 경영권 매각 없이 각자 대표 체제로 한미와 OCI의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되는 이번 통합 취지를 왜곡한 악의적 내용”이라며 법적 책임을 물겠다고 경고했다.
▲ 한미약품그룹이 19일 입장문을 통해 각자 대표 체제로 경영권이 그대로 유지된다며 임종윤 사장의 주장에 대해 악의적 내용이라고 반박했다. 사진은 통합 이후 지배구조 개요.
이날 임종윤 사장은 한미사이언스와 OCI홀딩스 통합과정에서 한미사이언스의 경영권 프리미엄이 적용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임 사장 측은 한울회계법인의 통계를 기반으로 최근 5년 동안 제약·바이오업계 인수합병 전수 조사 결과 경영권 프리미엄 비율은 평균 240%로 조사된 반면 한미사이언스는 OCI와 계약에서 경영권 프리미엄을 챙기지 못해 소액주주들이 손해를 봤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그룹은 이와 관련해 “대주주 2명이 경영권은 그대로 유지한 채 구주를 매각한 행위가 왜 소액주주의 손실로 귀결된다는 것은 논리적인 모순”이라며 “오히려 계약 전후 주가는 변동이 없거나 오히려 크게 올랐고 통합 이후 양사간 시너지에 대한 기대감은 두 그룹의 미래가치를 더욱 키우고 소액주주들의 주주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흔들림 없이 이번 양 그룹간 통합을 위해 나아갈 것”이라며 “10여년간 한미 경영에 무관심했던 임종윤 사장의 이번 반발은 오히려 본인의 다중채무 해소를 위해 이번 통합을 이용하고 있는 것으로 비춰진다. 자기부정을 하지 말라”고 덧붙였다.
한미약품그룹은 이날 또 OCI그룹과 결합처럼 이종 산업 결합이 세계적 유행이라고 언급했다.
세계에서 2018년 기준 제약·바이오 산업과 이종 산업 간의 인수합병 거래건수는 966건으로 전체 인수합병 건수의 67.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 코로나19 당시 백신을 개발한 세계적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도 화학회사와 제약사가 통합한 사례로 꼽힌다.
영국에 기반을 둔 화학회사 ICI가 1993년 새영과학 및 제약부문 사업을 분할해 제네카를 만들었다. 이후 사업 고도화와 확장을 위해 1998년 스웨덴 제약사인 아스트라AB와 통합하면서 아스트라제네카가 탄생했다.
일본 종합화학기업 아사히카세이도 2022년 미국 차세대 항체치료제 생산기업인 바이오노바 사이언티픽과 통합하면서 바이오산업에 진출한 바 있다.
독일의 대표 화학바이오기업인 바이엘도 석유화학 기업으로 시작했지만 2022년 기준 83개 국가 354개 연결회사를 보유한 제약바이오 기업으로 평가 받는다.
특히 바이엘은 OCI그룹과 한미약품그룹의 롤모델로도 꼽힌다.
이우현 OCI그룹 회장은 최근 언론과 인터뷰에서 "석유·화학에서 제약·바이오 톱티어 기업으로 변신한 독일 바이엘의 길을 따라가려고 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장은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