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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지욱 팬택 부사장(왼쪽), 이준우 사장(가운데), 박창진 부사장(오른쪽)이 10일 오전 서울 상암동 팬택 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
법정관리 위기에 몰렸던 팬택이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채권단들이 팬택의 경영정상화 방안에 찬성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가게 됐다 그러나 이통사를 상대로 한 신규물량 공급, 협력사 대금지불 등 팬택의 앞길은 첩첩산중이다.
우리은행, 농협 등 팬택의 주요 채권은행들은 31일 팬택의 경영정상화 수정안에 찬성 입장을 전달했다.
팬택이 워크아웃(기업재무구조개선)에 들어가기 위해서 채권액 기준 75%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산업은행(채권액 비중 43%)과 우리은행(32%), 농협(16%) 등 3개 채권은행이 찬성의사를 표시하면서 가결요건을 넘겼다.
산은 관계자는 “채무재조정안 가결은 8월 1일 이후 각 채권기관에 통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동통신사들은 지난 24일 채권단이 요구한 1800억 원 규모의 출자전환을 거부하는 대신 팬택에 채권상환을 2년 동안 미뤄주기로 했다. 채권단들은 앞서 이통사들의 출자전환 참여를 전제로 팬택 경영정상화 방안을 채택했다.
산업은행은 이런 이통사들의 결정을 반영한 채권재조정안을 채권단에 다시 부의했고 주요 채권은행들은 이에 동의했다.
팬택은 워크아웃을 통해 재기를 모색하게 됐지만 경영정상화까지 길고 먼 가시밭길이 놓여 있다.
무엇보다 이통사들을 상대로 추가물량 공급을 설득해야 한다. 밀려있는 협력사 대금지급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이통사는 지난 24일 팬택의 채무상환 유예기간을 2년 연장하기로 결정했으나 휴대폰 구매물량에 대해서 확답을 주지 않았다.
이에 앞서 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팬택은 이통사들에게 향후 팬택이 생산하는 휴대폰 구매물량을 보장해 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이통사들은 이미 구매한 물량이 쌓여 있어 신규물량을 구매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현재도 팬택 재고가 많이 남아 있어 추가적으로 구매를 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대한 팬택제품을 판매하고 추가적으로 수요를 예측해 구매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팬택은 또 도산위기에 놓인 협력사들의 대금지급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팬택은 이통사들이 단말기를 구매해주면 그 대금으로 협력사에 부품대금을 지급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었다. 하지만 이통사들이 물량구매에 대한 확답을 주지 않으면서 이 계획의 집행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팬택이 7월에 협력사에 지급할 대금은 500억 원 가량 된다. 팬택 협력사의 은행들은 팬택이 대금을 지급하지 않을 경우 협력사를 상대로 차압절차를 진행한다는 입장이다.
팬택 관계자는 "여러 채널을 통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전향적 태도만 보이면 어음을 끊어서라도 협력사들의 도산을 막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