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올해 반도체 공급과잉 주도한다, 도이체방크 "첨단 미세공정은 한계"

▲ SMIC 등 중국 기업이 올해 구형 반도체 생산 투자를 확대해 글로벌 공급과잉을 이끌 수 있다는 도이체방크의 전망이 나왔다. SMIC 반도체 생산공장 외부 사진. < SMIC >

[비즈니스포스트] SMIC를 비롯한 중국 반도체기업이 28나노 이상 공정을 활용하는 구형 반도체 생산량을 크게 늘리며 글로벌 시장에 공급과잉을 주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5일 증권전문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투자은행 도이체방크는 2024년 반도체산업 전망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공격적 증설에 따른 공급과잉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SMIC와 화훙반도체 등 중국 기업들이 구형 반도체 장비로 생산할 수 있는 28나노 이상 공정 기반의 반도체 생산을 대폭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강화에 따라 중국이 고성능 반도체 제조에 쓰이는 장비를 확보하기 어려워지자 구형 반도체 생산에 투자를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이체방크는 중국 반도체기업의 물량공세 전략이 글로벌 반도체 시장에 더욱 치열한 경쟁 환경을 조성하게 될 것이라고 바라봤다.

중국 정부는 현재 400억 달러(약 53조3600억 원)에 이르는 자금을 들여 18개의 신규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도이체방크는 중국이 이를 통해 올해 반도체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13% 늘릴 수 있다는 예측을 전했다.

다만 중국이 7나노 이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체계를 구축하는 데는 계속 어려움을 겪게 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졌다.

SMIC가 지난해 화웨이의 7나노 공정 반도체를 위탁생산한 데 이어 올해 5나노 기술 상용화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구형 장비로 생산 능력을 확보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도이체방크는 미국 정부가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28나노 이상 구형 반도체는 중국과 대만, 한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약점이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