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모바일 쇼크' 3분기도 걱정  
▲ 신종균 삼성전자 IT모바일(IM) 부문 사장

삼성전자가 31일 2분기 확정실적을 발표했다. 잠정실적 발표대로 영업이익은 7조 원대이고 삼성전자의 실적을 이끌어온 ‘갤럭시 신화’가 깨졌다. 삼성전자의 ‘어닝쇼크’를 다시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삼성전자의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7조1873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24.59%나 줄었다. 올해 1분기와 비교해도 15.33% 감소했다. 분기 영업이익이 8조 원에 미치지 못하는 것은 2012년 2분기 6조4천억 원을 기록한 이후 2년 만에 처음이다.

매출액도 감소했다. 2분기 매출액은 52조3532억 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8.89%, 올해 1분기보다 2.46% 줄었다.

문제는 3분기 전망도 밝지 않다는 점이다.

삼성전자는 3분기 모바일시장 전망에 대해 “하반기 성수기 효과로 스마트폰, 태블릿 수요가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시장경쟁 심화에 따른 영향으로 실적개선 가능성은 불투명해 보인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프리미엄 및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애플과 중국업체들의 공격을 동시에 막아낼 수 있을지가 앞으로 실적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 중국발 공세에 무너진 ‘갤럭시 신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한 마디로 정리하면 ‘갤럭시 신화가 깨졌다’고 말할 수 있다. 그동안 전체 실적의 60% 이상을 담당하며 삼성전자를 이끌어왔던 IT모바일(IM)부문의 영업이익은 1분기보다 2조 원이나 감소했다.

IM부문의 2분기 영업이익은 4조4200억 원으로 올해 1분기보다 31%, 지난해 2분기보다 30% 줄었다. IM부문 영업이익이 4조 원대를 기록한 것은 2012년 2분기 이후 2년 만의 일이다.

IM부문 매출액은 28조4500억 원으로 올해 1분기보다 12%, 지난해 2분기보다 20% 감소했다. 삼성전자 전체 사업부 중 전분기보다 매출액이 줄어든 곳은 IM부문이 유일하다.

IM부문이 이처럼 저조한 실적을 낸 이유는 주력시장인 프리미엄 스마트폰시장의 성장세가 둔화됐기 때문이다.

특히 화웨이와 레노버 등 중국기업들이 중저가 스마트폰시장에서 빠른 속도로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삼성전자가 고전한 것으로 보인다. 해외 IT전문매체 더 버지는 31일 “중국 스마트폰업체들이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먹어치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가 31일 발표한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을 살펴보면 삼성전자의 판매량은 7450만 대로 지난해 2분기 7600만 대보다 줄었다. 야심차게 ‘갤럭시S5’를 내놨지만 기대했던 출시효과는 나타나지 않았고 사상 처음으로 역성장을 기록했다.

반면 중국업체들은 2분기 크게 약진했다. 화웨이는 지난해 2분기 1110만 대보다 두 배 가까이 증가한 2010만 대를 팔았다. 레노버도 1130만 대에서 1580만 대로 판매량을 늘렸다.

무엇보다 주목을 받은 곳은 샤오미였다. 샤오미의 2분기 스마트폰 판매량은 1510만대로 1년 전보다 무려 3.6배나 늘었다. 샤오미는 LG전자를 제치고 삼성전자와 애플, 화웨이, 레노버에 이어 처음으로 세계 5위 스마트폰 제조사에 이름을 올렸다.

닐 모스턴 SA 상임이사는 “삼성전자는 프리미엄시장에서 애플과, 보급형시장에서 중국업체들과 맞닥뜨린 것”이라며 “삼성전자는 힘든 경쟁 상황에 놓였다”고 말했다.

◆ TV 판매로 그나마 체면치레해

IM부문의 부진으로 체면을 구겼지만 나머지 사업부는 상당히 선전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TV판매를 담당하는 소비자가전(CE)부문이다. CE부문은 올해 2분기 사상 최대인 77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올해 1분기보다 무려 305%나 급증했다. 매출액은 13조 원으로 같은 기간보다 15% 정도 늘었다.

  삼성전자 '모바일 쇼크' 3분기도 걱정  
▲ 윤부근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부문 사장
CE부문의 깜짝실적은 TV판매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2분기는 비수기에 해당했지만 초고화질(UHD) TV 시장이 본격화되고 월드컵 효과 등으로 평판TV 수요가 늘어나는 좋은 환경이 조성됐다.

삼성전자의 프리미엄급 LCD TV 판매는 올해 1분기보다 63%, 지난해 2분기보다 30% 늘었다. 60인치 이상 초대형 LCD TV 판매도 직전분기보다 42%, 1년 전보다 86% 증가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을 담당하는 부품(DS)부문도 선방했다. DS부문의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6조2300억 원과 2조900억 원이었다. 지난해 2분기보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각각 4.8%와 28% 줄었지만 올해 1분기와 비교하면 4%와 12%씩 늘었다.

반도체의 경우 D램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수요확대와 가격상승에 힘입어 올해 1분기보다 매출이 4% 늘었다. 하지만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등을 생산하는 시스템LSI 사업부의 부진이 계속돼 영업이익은 5% 떨어졌다.

디스플레이사업부는 TV패널과 OLED 패널 확대로 1분기 만에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도 올해 1분기보다 4% 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