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영국 완성차업체 맥라렌을 2조 원 안팎의 가격에 인수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맥라렌이 이를 공식부인했지만 애플의 적극적인 자동차사업 진출계획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애플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개발인력을 꾸준히 영입하며 자동차 관련사업을 성장동력으로 키워내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분석이 더욱 힘을 얻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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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 |
영국 BBC는 22일 “애플의 맥라렌 인수 추진은 그동안의 적극적인 자동차사업 진출계획을 놓고 봤을 때 당연한 것”이라며 “연구개발 성과를 빠르게 앞당길 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경제전문지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스포츠카 전문기업 맥라렌을 12억 파운드(1조7천억 원)에 인수하기 위해 몇달 전부터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알렸다.
그러나 맥라렌은 공식성명을 내고 “애플의 투자계획에 대해 현재 논의중인 것이 없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애플이 인수협상을 위해 접근했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BBC는 “정보를 종합해봤을 때 애플이 맥라렌과 초기단계의 협상을 벌였을 가능성이 높다”며 “자동차 관련 인력확보와 연구개발, 외부업체 투자에 공격적으로 나서는 만큼 당연한 일”이라고 관측했다.
애플이 맥라렌 인수를 검토하는 것은 스포츠카사업에 뛰어들기보다 기술력을 확보해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 현재 개발중인 것으로 알려진 차세대 자동차에 적용하려는 목적으로 파악된다.
애플은 최근 블랙베리와 그래픽반도체기업 엔비디아의 자율주행 연구인력과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임직원 등을 영입하고 있다. 10억 달러를 투자해 중국 차량공유업체 디디의 지분도 확보했다.
자동차 관련사업에 진출을 앞당기기 위해 애플이 추가적인 투자를 더 벌일 가능성도 꾸준히 나온다. 애플이 현재 보유한 현금은 2330억 달러(257조 원) 정도로 추산된다.
전자전문매체 리코드는 “애플은 빠른 시장성장에 대응하기 위해 맥라렌 외에도 완성차업체 인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것”이라며 “확실한 소프트웨어 경쟁력을 보유한 만큼 완성차 제조기술 확보가 다음 과제이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세계 자동차시장은 이른 시일 안에 자율주행차와 전기차 등을 중심으로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기존 완성차업체들은 이런 새로운 분야의 기술력 확보를 위해 소프트웨어기업과 협력이 절실하다.
독일 BMW는 인텔과 엔비디아, 중국 바이두 등과 자율주행 기술개발을 공동으로 진행한다. 벤츠와 토요타는 마이크로소프트와, 현대차는 구글 등과 기술협력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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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업계에서 예상하는 애플 완성차의 모습. |
애플이 자동차 관련기술개발에 후발주자로 나선 만큼 완성차업체나 자율주행 기술업체의 지분확보와 인수합병 등 공격적인 전략으로 공세를 점차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미국 테슬라모터스를 인수하려 한다는 보도가 나왔을 정도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미국 전기차 신생기업 리트모터스의 인수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여러 업체와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내 대규모 인수합병이 성사될 가능성이 나온다.
애플은 아직 자동차 관련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확인한 적이 없다. 하지만 업계에서 이미 애플이 2021년 완성차를 내놓을 것이라고 예상하는 등 시장진출이 공공연한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의 자동차 연구개발조직은 이미 세 개로 나뉘어져 주요 사업분야로 자리잡고 있다”며 “수년 안에 완성차를 출시하겠다는 목표가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보도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