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가 스마트폰 ‘G5’와 함께 공개한 가상현실기기 ‘360VR’을 스마트폰에 이어 PC와 연동할 수 있도록 하며 생태계 확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삼성전자와 구글 등 가상현실 플랫폼을 보유한 경쟁사보다 콘텐츠 기반이 취약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는데 외부업체와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약점을 극복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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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LG전자 가상현실기기 '360VR'과 PC 연동장치. |
22일 LG전자에 따르면 360VR을 PC와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변환장치 ‘베이글’이 LG전자의 LG프렌즈 홈페이지와 미국 최대 온라인몰 아마존에서 판매를 시작했다.
360VR은 LG전자가 2월 스마트폰 G5와 함께 공개한 주변기기 ‘프렌즈’ 시리즈의 일부로 별도 디스플레이를 탑재해 스마트폰에 유선으로 연결해 사용하는 형태의 가상현실기기다.
LG전자는 360VR을 한국과 미국 등 주요시장에 공식 출시했지만 G5 이외의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없는데다 활용할 수 있는 전용 콘텐츠가 턱없이 적어 확대에 고전해왔다.
경쟁작인 삼성전자 ‘기어VR’은 갤럭시S6 이후 출시된 프리미엄 제품과 모두 연동되고 오큘러스의 플랫폼과 자체 플랫폼 ‘삼성VR’을 모두 지원해 전용게임과 동영상 등 다양한 콘텐츠를 지원한다.
구글 역시 새 가상현실 플랫폼 ‘데이드림’을 내놓고 안드로이드 운영체제와 같이 어느 제조사든 자유롭게 자체개발한 가상현실기기에 이를 적용할 수 있도록 해 강력한 플랫폼 기반을 갖춰냈다.
하지만 LG전자의 360VR은 아직 유튜브 등 외부 콘텐츠밖에 지원하지 않는다. 사용자들이 200달러에 이르는 360VR 대신 1만원 안팎의 저가 가상현실기기를 구매해도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LG전자가 이런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360VR을 PC와 연동할 수 있도록 한 것은 효과적인 전략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LG전자의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는 소비자도 360VR을 구매할 이유가 생기기 때문이다.
현재 주요 글로벌 전자업체의 제품 가운데 PC와 연동할 수 있는 가상현실기기는 오큘러스의 ‘오큘러스리프트’와 HTC의 ‘바이브’에 불과하다. 각각 599달러, 799달러의 고가 제품이다.
이 업체의 제품은 고성능 게임 등 고사양 콘텐츠에 특화돼 가상현실기기에 처음 입문하는 사용자가 구매하기 부담이 크다. 하지만 LG전자의 360VR과 PC 연동장치는 398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360VR은 가상현실기기 최초로 스마트폰과 PC에 모두 연동할 수 있는 만큼 활용성이 점점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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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LG전자는 한국 서비스플랫폼업체 디자인정글과 협력해 360VR의 PC 연동을 가능하게 했다. 또 동영상 플랫폼업체 그래텍의 ‘곰플레이어’ 등으로 PC에서 가상현실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LG전자가 외부업체와 협력을 확대하는 전략으로 가상현실기기의 플랫폼 기반을 넓히며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360VR의 보급과 LG전자의 생태계를 모두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은 ‘플레이그라운드’로 이름붙인 LG전자만의 모바일 생태계 플랫폼을 지속적으로 확장해 고정 사용자층을 확보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런 전략이 단기적으로 성과를 내기 쉽지 않겠지만 장기적으로 LG전자의 경쟁력을 회복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노근창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가 주변기기를 통한 자체적 생태계 구축에 나선 전략은 충분히 의미있다”며 “내년 G6 출시때부터 본격적으로 생태계 확대 효과의 덕을 볼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