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온 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능이 탑재된 노트북을 앞다퉈 출시하며 시장 주도권 경쟁에 돌입했다.

온 디바이스 AI는 서버를 거치지 않고 기기 자체적으로 구동되는 인공지능으로, 처리속도와 개인정보보호 측면에서 장점이 있다. 
 
삼성전자-LG전자 ‘온 디바이스 AI’ 노트북 주도권 경쟁 불붙어

▲ 삼성전자가 1월 출시한 온 디바이스 인공지능 기능을 탑재한 노트북 '갤럭시북4 시리즈'. <삼성전자>


7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1월 첫 AI 노트북을 출시하며 맞붙은 두 회사는 올해 더 치열한 시장 경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조만간 또 다른 AI 노트북을 출시하며 제품군을 늘릴 것으로 예상된다.

IT전문매체 샘모바일은 “삼성전자는 이르면 올해 중반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이 탑재된 새 AI 노트북을 출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퀄컴의 스냅드래곤 X 엘리트 칩은 CPU(중앙처리장치), GPU(그래픽처리장치), NPU(인공지능용 신경 처리장치)가 통합된 새로운 형태의 처리장치다. 이 칩은 온 디바이스 AI 구현에 최적화된 설계를 채택한 것으로 평가된다. 

퀄컴에 따르면 이 칩은 라마2와 같은 70억 파라미터(매개변수) 크기의 LLM(거대언어모델)을 초당 30토큰 속도(초당 1~2 문장 정도)로 처리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온 디바이스 AI 기능을 보조하기 위해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모델인 ‘삼성 가우스’를 더욱 고도화하는 작업을 하고 있다. 

이 회사는 노트북에 탑재된 온 디바이스 AI는 물론 필요에 따라 클라우드(서버활용) 방식의 삼성 가우스도 혼용해 사용할 수 있도록 ‘하이브리드 AI’ 서비스를 제공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도 AI 노트북 시장 선점경쟁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 관련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회사는 최근 AI 기술 기업 업스테이지와 온 디바이스 AI 기반의 경량화 언어 모델(SLM) 개발한다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두 회사는 정보 보안과 분야별 특화 기능에 강점을 갖고 있는 언어모델 ‘솔라’에 기반한 노트북용 인공지능 서비스를 마련한다. 

LG전자는 사용자의 명령을 인식하고 노트북에 저장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내용을 추천해주는 맞춤형 AI 서비스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 ‘온 디바이스 AI’ 노트북 주도권 경쟁 불붙어

▲ 새롭게 출하되는 PC 가운데 AI PC가 차지하는 비중 전망. <카날리스>

두 회사는 세계 가전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명성에 걸맞지 않게 노트북 시장에선 존재감이 미미하다. 두 회사의 노트북 제품은 뛰어난 성능을 갖췄지만, 중국 등 경쟁사 제품과 비교해 지나치게 높은 가격이 발목을 잡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IDC의 2023년 4분기 노트북 등 PC 시장점유율 조사 결과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합계 PC 점유율 6.3% 미만의 기타(others) 회사로 분류됐다.

다만 노트북 시장은 어느 한 두 기업이 우세하지 않고, 여러 업체가 각축을 벌이고 있다는 점에서 하위 기업이 선두 그룹을 언제든 앞지를 여지가 높은 편이다.

특히 AI 노트북은 올해를 기점으로 가파르게 판매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삼성과 LG전자 노트북 사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또 다른 시장조사업체 카날리스는 AI 노트북을 비롯한 AI PC 출하량 비중이 2024년 19%에서 2025년 37%로 약 배 증가한 뒤, 2026년에는 53%에 이르러 대세로 자리잡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업체는 “(AI 노트북 등) 차세대 AI PC는 사람들의 생산성을 극대화하고 창의성을 향상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개인정보보호 등에 강점을 갖고 있는 AI PC는 기업용 시장을 중심으로 빠르게 성장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