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충희 기자 choongbiz@businesspost.co.kr2024-02-05 16:4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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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주력사업인 광고 매출 성장세가 꺾인 네이버가 차기 성장사업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내세우고 있지만, 막대한 개발비 부담은 물론 오픈AI,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등 거대 빅테크 기업들과 경쟁에서 버거워하고 있다.
이에 따라 네이버는 지난해 하반기 거대언어모델(LLM) 기반으로 자체 개발한 생성형 AI '하이퍼클로바X'를 수익화하기 위해 그동안 경쟁 관계에 있던 기업과도 적극 손을 잡고 있다.
▲ 네이버가 주력사업인 광고시장 약세에 인공지능 관련 개발비를 떠안으면서 부담이 커지고 있다.
5일 네이버와 NHN 관계자의 말을 종합하면 두 회사가 손잡고 인공지능 신사업에서 공동 전선을 펴기로 했다.
NHN과는 클라우드와 콘텐츠, 커머스 등 다방면에서 걸쳐 경쟁하고 있는데, 네이버가 NHN에 손을 내민 까닭은 NHN이 클라우드와 솔루션 시장에서 확보해온 네트워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NHN는 공공기관 클라우드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30%)을 차지하고 있고, 지역 중소기업 클라우드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진출해왔다. NHN은 지난해 광주광역시에 국가 AI 데이터센터를 개소하면서 AI에 특화된 클라우드 인프라를 갖추기도 했다.
IT업계 관계자는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출시 초기부터 생태계 확장을 위해 스타트업에 문호를 개방했다"며 "최근 오픈AI가 챗GPT 플러그인 마켓플레이스를 여는 등 AI 생태계 확장 경쟁이 본격하고 있는데, 문만 열어놓으면 전 세계 참여자가 모이는 글로벌 빅테크와 네이버 처지는 다르다"고 말했다.
여기에 하이퍼클로바X가 한국어와 한국 이용자에 특화된 거대언어모델인 만큼 이 생태계에 참여할 잠재적 참여자 규모도 작다는 게 문제다. 네이버는 현재 챗GPT처럼 서드파티(Third party)들과 함께 AI 플러그인 마켓플레이스를 열 계획은 가지고 있지 않다.
▲ 김남선 네이버 CFO는 2일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인공지능을 직접적으로 수익화하는 방법은 아직 빅테크 가운데 아무도 터득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네이버는 AI 분야에서 글로벌 빅테크들을 추격하고 있는 사실상 유일한 국내기업이다. 지난해 8월 자체 거대언어모델 하이파클로바X를 출시하면서 경쟁에 본격 참여했다.
하지만 이를 위해 막대한 개발비를 투입하고 있다. 네이버는 연간 2천억 원을 하이퍼클로바X에 쏟아붓고 있고, 누적 투자액은 1조 원을 넘어선 것으로 파악된다.
이 비용을 뒷받침해온 주력사업인 검색광고 시장이 침체에 빠졌다는 점이 네이버의 AI 사업을 발목을 잡고 있다. 네이버는 2023년 광고 매출이 3조5891억 원으로 전년보다 0.6% 늘어나느데 그쳐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했다.
세계 경기침체가 장기화하면서 기업과 소비자 씀씀이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광고업에 의존해온 글로벌 빅테크들도 AI 사업을 위해 최근 잇따라 구조조정에 착수했고, 막대한 비용을 감내하지 못하고 AI 투자 경쟁에서 이탈하는 국내외 기업들이 늘고 있다. 네이버 역시 지난해부터 전 사업영역에 걸친 비용절감에 착수하는 등 AI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책이 절실해진 상황이다. 조충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