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디스플레이 아이폰 성장둔화에 긴장, 정철동 고객기반 확대 집중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이 스마트폰용 올레드(OLED)의 고객기반을 확장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주요 고객사인 애플의 아이폰 판매가 둔화됨에 따라 스마트폰용 올레드(OLED) 사업에서 새로운 수요처 발굴이 시급해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올레드 패널을 탑재한 스마트폰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새 스마트폰 제조 고객사를 확보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애플이 2023년 4분기 아이폰의 최대시장 가운데 하나인 중국에서 실적부진을 겪은 것을 두고 부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애플은 화웨이의 부상에 따라 중국 매출이 13% 감소했는데 이와 같은 추세가 장기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LG디스플레이 아이폰 성장둔화에 긴장, 정철동 고객기반 확대 집중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사장.


밥 오도널 테크나리시스리서치 연구원은 “전반적인 아이폰의 판매량 증가엔 그간 억눌렸던 스마트폰 수요가 예상보다 더 많이 반영된 것으로 보이지만 중국에서의 대규모 부진은 장기 하락 추세의 시작일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아이폰 판매 둔화는 이미 가시화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 전문 분석가 궈밍치 TF인터내셔널 연구원은 1월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 X(옛 트위터)를 통해 “2024년 아이폰 출하량은 구조적 문제로 전년 대비 약 15% 급감할 것이다”고 내다봤다.

아이폰 판매가 줄어들면 애플에 아이폰용 올레드를 납품하는 LG디스플레이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특히 LG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용 올레드 매출이 사실상 애플 단일 고객에서 나오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3년 4분기 스마트폰 등 모바일 디스플레이 관련 사업의 매출이 전 분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 이러한 실적개선은 아이폰용 올레드가 이끈 것으로 추정된다.

게다가 스마트폰용 올레드는 고부가 제품으로 꼽히는 만큼 LG디스플레이 체질개선의 중심축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아이폰 판매가 둔화될수록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도 후퇴할 공산이 크다.

정철동 사장은 중소형 올레드의 고른 성장을 위해 IT(정보기술)용 제품에도 힘주고 있지만 스마트폰용 사업 확대도 손놓기 어려운 과제로 여겨진다. LG디스플레이의 올해 4분기 ‘모바일 및 기타’ 부문 매출비중은 44%에 이르렀다.
 
LG디스플레이 아이폰 성장둔화에 긴장, 정철동 고객기반 확대 집중

▲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 LG디스플레이 >


게다가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 스마트폰 올레드 원장 생산량을 6세대 기준 기존 월 3만 장에서 4만5천 장으로 높이면서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 스마트폰 올레드 사업의 성패가 갖는 의미가 더욱 커진 셈이다.

최근 올레드를 채택하는 스마트폰 비중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는 점은 LG디스플레이의 추가 고객사 확보에 있어 긍정적인 요소가 될 수 있다.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레드 패널이 탑재된 스마트폰 비중은 2022년 42%에서 2026년 60% 이상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정철동 사장이 단기간에 새로운 스마트폰 올레드 고객사를 확보하기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관측도 나온다.

삼성전자의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올레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중국업체들의 스마트폰에 탑재되는 제품은 BOE가 꽉 잡고 있는 만큼 이른 시일 새 판로를 뚫기 힘들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디스플레이업계 한 관계자는 “LG디스플레이는 당분간은 주요 고객사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장기적으로는 스마트폰용 올레드의 신규고객 확보에 나서 고객사 편중에 따른 위험을 줄여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