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일본증시가 연초 글로벌시장에서 독보적 수익률을 보이며 고공행진하면서 국내 투자자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일본 기업 가운데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종목에 주목할 것을 권하고 있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따라 호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연초 ‘나홀로 강세’ 보이는 일본증시, 일학개미가 눈여겨 볼 종목은

▲ MSCI 지수 기준 일본증시 상승률은 연초 들어 전세계 1위를 기록했다. < Shutterstock >


22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연초부터 이날까지 MSCI(모건스탠리캐피탈인터내셔널) 일본지수는 8.26% 상승했다.

MSCI일본지수는 같은 기간 MSCI 지수 기준 글로벌 증시 가운데 가장 많이 올랐다.

이 기간 대부분 글로벌 국가의 지수는 하락했다. 지수가 오른 국가는 일본 외에 미국과 인도 등 손에 꼽는데 이들 역시 상승률은 각각 1.41%와 1.21%로 일본에 크게 미치지 못한다.

특히 일본증시가 올해 들어 인도증시 수익률을 앞섰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인도증시는 지난해 강한 호황을 누렸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 중국 경제의 부진에 따라 대체 신흥국 시장으로 주목받으면서다.

지난해 하반기 MSCI 인도지수는 16.06%의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같은 기간 역시 증시 호황을 경험한 미국지수 상승률(8.26%)을 두 배가량 웃돈다. 지난해 MSCI 일본지수 상승률은 3.85%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들어 인도증시 상승세가 주춤한 사이 글로벌 투자자의 시선이 일본으로 옮겨가고 있는 것이다.

일본 정부 주도의 주주환원 강화 정책이 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일본에선 도쿄증권거래소를 중심으로 기업들의 주주환원책 강화를 지속적으로 주문하고 있다. 실제로 그 결과 일본 기업들의 ROE(자기자본이익률)는 9.1%로 한국 기업(8.6%)을 넘어셨으며 배당성향도 33.6%로 한국(23.8%)을 크게 웃돌고 있다.

이처럼 일본 주식시장 매력이 높아지자 외국인투자자들이 지난해 4월 이후로 줄곧 순매수세를 이어가고 있다.

일본은행의 초완화 금리 정책과 신NISA(소액투자비과세) 제도 시행에 따른 개인투자자 유입 등도 일본증시 상승을 이끌고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시장에서는 일본증시가 당분간 전반적 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특히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이 주가 상승세를 이끌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에 기민하게 반응하면서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일본 기업의 실적 전망치가 지속해서 상향 조정되고 있다.

일본의 대미 수출액은 지난해 초부터 대중 수출액을 넘어섰다. 12개월 누적 기준 일본의 미국 수출은 19조9천억 엔으로 중국 수출(17조6천억 엔)을 웃돌고 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은 대미 수출이 호전된 덕분에 기업들의 실적 기대가 개선되고 있다”며 “대미 수출 업종들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연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일본 경기소비재, 산업재, 소재 등 수출 업종 중심의 이익 상향조정이 진행되고 있다”며 “이들 종목 대부분이 이익 내 북미향 수출 비중이 큰 종목이다”고 바라봤다.

최근 3개월 동안 일본증시에서 순이익 전망치가 크게 높아진 종목으로는 토판홀딩스(17.6%), 마즈다모터(5.0%), 스바루(4.9%) 등이 꼽힌다. 이들 종목 모두 미국 수출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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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토판은 일본기업 가운데 최근 순이익 전망치가 가장 크게 높아졌다. < TOPPAN > 


토판은 반도체 제조 공정에 사용되는 포토마스크를 공급하는 기업, 마즈다는 자동차엔진, 스바루는 종합 상사업체다.

토판홀딩스 주가는 연초부터 이날까지 8.95% 올랐다. 마즈다(14.80%)와 스바루(14.81%) 주가도 크게 올랐다.

다만 투자자들은 올해 일본은행의 금리정책 선회 시점에 유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증시 상승세의 배경에 초완화 금리정책이 있는 만큼 긴축금리가 시행되면 증시가 하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은행의 1분기 통화정책 변경 가능성이 크다”며 “3월 일본은행 금융정책결정위원회가 다가올수록 엔화 강세와 증시 하락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봤다. 김태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