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인선 기자 insun@businesspost.co.kr2024-01-19 16: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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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스튜디오드래곤이 올해도 역대 최대 실적을 또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6월부터 단독대표로 회사를 이끌고 있는 김제현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가 올해 어떤 전략을 펼칠지 관심이 모인다.
▲ 김제현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가 매출 1조 원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19일 콘텐츠제작업계에서는 김 대표가 올해부터 매출 1조 원 돌파를 위한 밑그림을 그리지 않겠냐는 시각이 조심스럽게 나온다.
스튜디오드래곤이 매년 매출 앞자릿 수를 바꿔가며 성장세에 있기 때문이다.
증권업계는 스튜디오드래곤이 2023년 매출 7670억 원을 내며 7천억 원을 돌파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역대 최대 실적을 1년 만에 경신하는 수치다. 스튜디오드래곤은 2021년 4871억 원 매출에서, 2022년 6979억 원을 기록하며 창사 이후 가장 좋은 실적을 냈었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매출 8천억 원을 돌파하고 내년에는 9천억 원을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 2022년 매출을 시작으로 매년 앞자리 숫자가 바뀌는 것이다.
증권업계 전망대로라면 스튜디오드래곤은 2~3년 안에 매출 1조 원 달성도 가능하다.
김 대표에게는 올해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원래 김영규 전 스튜디오드래곤 대표이사와 함께 공동대표를 맡고 있었다. 김제현 대표가 경영 부문을, 김영규 전 대표가 콘텐츠 부문을 담당했다.
하지만 김영규 전 대표가 지난해 6월 직원의 횡령 행위에 대한 도의적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이후 김 대표가 단독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을 이끌고 있다. 김제현 대표는 2020년부터 김영규 전 대표와 함께 회사를 이끌었다. 올해가 김 대표 혼자서 스튜디오드래곤 전체 밑그림을 그리는 첫해란 얘기다.
단독대표체제로 바뀌었을 때 걱정하는 목소리가 있던 것도 사실이다. 김영규 전 대표가 스튜디오드래곤 콘텐츠 부문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컸기 때문이다.
김영규 전 대표는 CJENM 전신인 CJ미디어 시절부터 CJ계열사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다.
김영규 전 대표는 CJENM에서 드라마제작팀 PD로 활동했다. 드라마 ‘꽃미남 라면가게’, ‘감자별’, ‘인현왕후의 남자’ 등을 제작했고, ‘왓쳐’, ‘더 킹:영원의 군주’, ‘한 번 다녀왔습니다’ 등의 책임프로듀서(CP)로도 활동했다.
스튜디오드래곤에서 제작해 300억 원의 판매 수익을 낸 것으로 알려진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 책임프로듀서로도 유명하다.
2020년 스튜디오드래곤 공동대표에 오른 이후에도 김영규 전 대표는 남다른 선구안으로 스튜디오드래곤이 여러 흥행작들을 제작하는데 한 몫 했다.
김영규 전 대표가 취임한 이후 스튜디오드래곤이 제작해 흥행한 드라마로는 ‘스위트홈’, ‘갯마을 차차차’, ‘유미의 세포들’, ‘스물다섯 스물하나’, ‘더글로리’, ‘방과 후 전쟁활동’ 등이 있다.
콘텐츠 부문을 오롯이 김영규 전 대표에게 맡기고 경영 부문에만 집중해 온 김 대표가 과연 혼자서 스튜디오드래곤을 이끌 수 있겠냐는 의견이 나온 이유였다.
하지만 김 대표는 우려와 달리 스튜디오드래곤을 빠르게 수습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운수 오진 날’은 김영규 전 대표가 사임한 이후 촬영이 끝난 작품인데 시청자들로부터 좋은 평가를 받았다.
▲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도 흥행 작품 제작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실적이 역대 최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됐지만 이를 온전히 김 대표의 성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지난해 김 대표 혼자서 스튜디어오드래곤을 이끈 기간이 반 년 밖에 되지 않아서다.
하지만 스튜디오드래곤이 좋은 실적을 낸 것은 사실이기 때문에 올해 정기 임원인사에서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도 높다. 스튜디오드래곤은 CJENM 자회사다. CJ그룹은 정기 임원인사를 앞두고 있다.
콘텐츠업계 관계자는 "인사는 나봐야 아는거지만 김 대표가 스튜디오드래곤을 잘 수습해 이끌고 있는 것으로 보이고 큰 잡음도 들리지 않는다"며 "스튜디오드래곤 실적도 좋은 만큼 재신임 받을 가능성이 크지 않겠냐"고 내다봤다.
스튜디오드래곤은 올해 작품 27편 가량을 공급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편성된 작품 수보다 5편 정도 줄어드는 것이다.
올해 텐트폴 작품으로는 tvN ‘눈물의 여왕’,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 시즌3’, ‘경성크리처 시즌2’ 등이다.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돌풍’, tvN ‘정년이’,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좋거나 나쁜 동재’ 등도 스튜디오드래곤이 기대를 걸고 있는 작품이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콘텐츠업계가 점점 힘들어지고 있다는 평가가 많은데 그럴수록 좋은 작품을 내놓기 위해 집중할 생각이다”며 “제작 작품 수가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은데 적은 작품을 만들더라고 질을 높여 흥행 성공률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최근 콘텐츠 시장에서는 작품 흥행 여부에 대해 예측하기가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이 콘텐츠제작업계 시각이다.
스튜디오드래곤으로서는 작품을 고르는 눈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던 김영규 전 대표가 없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 지난해까지 공개된 작품들은 모두 김영규 전 대표의 손을 거쳤다.
스튜디오드래곤 관계자는 “김영규 전 대표가 사임했다고 해서 좋은 작품을 고르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위기는 전혀 없다”며 “김제현 대표를 중심으로 직원들 분위기도 좋기 때문에 올해도 좋은 작품들을 선보이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인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