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SMC 2나노 파운드리 성공 자신, 대만에 생산공장 투자 5곳으로 늘린다

▲ 웨이저자 TSMC CEO가 2024년 1월18일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TSMC 콘퍼런스콜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TSMC가 2나노 미세공정을 활용하는 반도체 생산공장 5곳을 신설한다는 계획을 내놓으며 공격적인 시설 투자 확대를 예고했다.

2나노 공정에 대한 파운드리 고객사의 관심과 잠재수요가 현재 최신 기술인 3나노와 비교해 더 높은 수준으로 파악된다는 점이 이유로 제시됐다.

대만 경제일보는 19일 “TSMC가 차세대 2나노 파운드리에 이미 성공을 거두고 있다”며 “3나노 미세공정보다 더 강력한 수요가 예상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웨이저자 TSMC CEO는 전날 콘퍼런스콜을 통해 2나노 공정에 대한 주요 고객사들의 관심도가 현재 상용화된 3나노 기술 개발 당시보다 더 높은 수준이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 등 슈퍼컴퓨터와 모바일 분야 고객사들이 모두 기술 활용에 적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것이다.

TSMC는 이러한 수요 증가에 힘입어 대만에 2나노 반도체공장 설립 계획을 모두 5건으로 확대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신주와 바오샨에 각각 1곳, 가오슝에 2곳의 공장 신설을 추진하고 있었는데 가오슝에 운영하는 2나노 파운드리 생산공장을 3개로 더 늘린다는 것이다.

당초 TSMC가 대만에 건설하려던 2나노 파운드리공장은 3곳이었다. 그러나 지난해 가오슝에 짓던 7~28나노 공장을 3나노 생산설비로 전환하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에 추가 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웨이저자는 “2나노 반도체가 2025년 첫 양산을 시작하면 업계에서 가장 뛰어난 집적도와 전력효율을 갖출 것”이라며 “성능과 수율이 모두 목표치를 달성했거나 이를 앞서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TSMC가 2나노 미세공정 기술에 성과를 내는 일은 첨단 파운드리 시장에서 굳건한 리더십을 지켜내는 데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경쟁사인 인텔이 TSMC보다 앞선 2024년부터 2나노급(20A) 공정 도입을 예고했고 삼성전자도 TSMC와 같은 2025년에 2나노 파운드리 양산을 목표로 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5나노 이하 첨단 파운드리 시장은 사실상 TSMC의 독점체제가 자리잡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 애플과 퀄컴 등 대형 고객사 반도체는 거의 다 TSMC에서 생산된다.

인텔이나 삼성전자가 2나노 공정에서 TSMC의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따라잡는다면 일부 고객사 물량을 빼앗으며 추격 기회를 얻을 수 있다. 
 
TSMC 2나노 파운드리 성공 자신, 대만에 생산공장 투자 5곳으로 늘린다

▲ 대만 신주과학단지에 위치한 TSMC 연구개발센터. < TSMC >

이런 상황에서 TSMC가 2나노 파운드리 공장을 늘리는 과감한 계획을 제시한 것은 이러한 경쟁사와 대결에서 승기를 잡을 것이라는 확신을 두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웨이저자는 “2나노 미세공정은 TSMC의 기술 우위를 더욱 강화하고 인공지능 관련 시장의 성장에 따른 수혜를 키우는 데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날 콘퍼런스콜에서 인텔 파운드리에 대한 내용도 직접 언급하며 TSMC가 앞으로도 승기를 잡을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을 나타냈다.

모건스탠리 연구원은 질의응답을 통해 인텔이 TSMC 2나노 공정보다 우월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언급을 내놓은 상황에 어떻게 대응할 계획을 두고 있는지 물었다.

웨이저자는 “경쟁사의 주장에 대해서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며 “TSMC는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사 기반과 확실한 기술 리더십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TSMC의 파운드리 경쟁력이 인텔을 뛰어넘는다는 데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TSMC가 이번 콘퍼런스콜에서 2나노 공정과 관련해 상당히 많은 내용을 공개한 점을 두고 경쟁을 의식해 여론을 주도하려 한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TSMC는 일반적으로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공정기술에 대한 세부 내용이나 특정 고객사와 관련한 언급을 꺼리는 태도를 보여 왔기 때문이다.

웨이저자는 “인공지능 기술 발전으로 반도체업계에서 TSMC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고객사들은 신뢰할 수 있고 예측 가능한 기술을 제공하는 TSMC에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