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증권시장이 외부의 충격에 매우 취약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경제연구원은 13일 ‘한국의 금융스트레스지수 추이와 시사점’ 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의 금융스트레스지수를 비교한 결과 2013년 이후 증권시장 부문에서 한국의 금융스트레스지수 상승세가 미국보다 가파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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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3일 한국경제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증권시장 금융스트레스지수가 2013년 이후 미국보다 더욱 빠르게 상승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거래소 홍보관의 모습. <뉴시스> |
금융스트레스지수는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이나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처럼 금융시장에 강한 영향을 주는 사건에 대해 각국 금융시장이 얼마나 취약한 지 보여주는 지표로 은행, 증권시장, 외환시장 부문의 데이터를 근거로 산출된다.
한국의 증권시장 스트레스지수는 7월 기준으로 0.6으로 집계돼 2013년 1월 –0.6에서 1.2 상승했다. 미국의 증권시장 스트레스지수는 같은 기간에 –0.3에서 0.4로 0.7 올랐다.
김윤진 연구원은 “특정한 사건이 발생해 같은 기간에 동일한 충격을 받을 경우 한국의 증권시장이 미국보다 2배가량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예컨대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국 증권시장에 강한 충격을 줄 것으로 김 연구원은 진단했다.
김 연구원은 “미국이 금리를 인상하면 불확실성이 커져 회사채 금리는 오르고 주식시장은 하락하면서 한국의 증권시장 부문 스트레스지수가 추가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금융스트레스지수가 오르면 1~4개월 후에 실물경제에도 영향이 나타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경제연구원에서 2002년 2월~2016년 6월 동안 금융스트레스지수와 실물경기지표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금융스트레스지수가 오른 시점에서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1분기, 산업생산과 실질소매판매는 1개월, 설비투자는 4개월 뒤에 하락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김 연구원은 “경기침체에 따른 ‘L자’ 형태의 식물경제가 지속되는 것을 막으려면 증권시장 부문의 스트레스를 관리해 금융스트레스지수를 낮게 유지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국경제원은 금융스트레스지수를 낮게 유지하는 방법의 하나로 '소통'을 꼽았다. 금융당국과 증권시장 주체들이 일관성 있게 소통을 해야 금융시장의 사건에 따른 증시 하락 등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