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솔루션의 '태양'은 미국에서 뜬다, 이구영 올해 영업이익 1조 청신호

▲ 한화솔루션이 미국 태양광 시장 경쟁력 확보를 앞세워 올해 첫 영업이익 1조 원을 달성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사업이 중장기 경쟁력을 손에 쥔 가운데 단기 호재까지 더해지며 '실적 효자' 역할을 확고히 할 것으로 보인다.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는 태양광 사업 실적 반등을 통한 한화솔루션의 첫 영업이익 1조 원 고지 달성에 성공할 것이라는 전망이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14일 증권업계 분석을 종합하면 한화솔루션이 최근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맺은 태양광 파트너십은 미국 역대 최대규모 모듈 공급계약이라는 수치적 성과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우선 마이크로소프트가 전력을 구매할 태양광 발전소의 설계·시공·조달(EPC) 서비스도 포함한 계약을 맺은 점이 안정적으로 수익성을 낼 바탕이 될 것이라고 평가된다.

업황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판매(공급)계약과 비교해 발전소 EPC 계약은 꾸준히 일정한 이익을 거둘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이번 계약으로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시장에서 우수한 입지를 확인했다.

미국 나스닥 시가총액 2위인 거대 기업 MS와 협력하는 것 자체가 한화솔루션 태양광 모듈의 신뢰성을 높이는 요소인 것이다. 이를 통해 향후 한화솔루션 모듈을 향한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에서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에 따라 자국에서 생산한 태양광 제품 수요가 대폭 증가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다.

IRA의 대표적 세제 혜택에는 투자세액공제가 있다. 이는 신재생에너지 설비투자 금액의 30%에 관해 세액공제 혜택을 주는 것인데 여기에 미국에서 생산한 제품을 사용하면 추가로 10%의 세액공제가 더해진다.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은 대규모 태양광 통합생산단지 ‘솔라 허브’를 통해 미국 현지 생산능력을 더욱 확대하고 있다.

한화큐셀은 지난해 증설이 끝난 조지아주 달튼 공장(연간 5.1GW)과 올해 4월 완공을 예정하고 있는 카터스빌 공장(연간 3.3GW)을 합쳐 미국에 모듈 기준 연간 8.4GW(기가와트)의 생산능력을 갖춘다. 이는 미국에서 2025년 기준 퍼스트솔라(연간 10.5GW)에 이어 2번째로 큰 것이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한화솔루션은 마이크로소프트와 EPC를 포함한 계약을 맺었기 때문에 단순 모듈 판매보다 더 안정적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며 “현지 생산 기준을 만족할 수 있는 한화솔루션은 미국 태양광 산업 내에서 입지가 더욱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
 
한화솔루션의 '태양'은 미국에서 뜬다, 이구영 올해 영업이익 1조 청신호

이구영 한화솔루션 큐셀부문(한화큐셀) 대표이사 사장.


이 사장은 MS와 장기 태양광 파트너십을 맺으며 “앞으로도 탄소저감에 앞장서는 여러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강화하고 친환경에너지 솔루션을 적극적으로 공급하겠다”고 말했다.

이처럼 장기적 기반을 확보한 이 사장에게 단기적으로도 최근 미국 태양광 시장의 반등신호가 포착되고 있는 점은 더욱 반가운 상황이다.

가장 큰 변화는 태양광을 포함한 신재생에너지 신규 투자를 방해해왔던 고금리 기조가 완화했다는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거치며 기준금리 인하를 시사했다.

이어 8일(현지시각)에는 연준 내 마지막 매파적(통화긴축 선호) 인사로 꼽히는 미셸 보먼 위원까지 추가 금리 인상이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입장을 바꿨다.

세계적으로 공급과잉 탓에 태양광 가치사슬(밸류체인)에 가격 하락이 이어져 온 상황에서 미국 시장의 태양광 모듈만큼은 방어가 잘 되는 점도 이 사장에게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 태양광에너지산업협회(SEIA)에 따르면 미국 태양광 모듈 가격이 유지되는 이유는 공급과잉에서 벗어나게 만드는 정책 덕분이다. 미국은 관세, 위구르 강제노동 방지법(UFLPA) 등을 통해 모듈을 포함한 중국산 태양광 제품 수입에 제한을 두고 있다.

미국 태양광 모듈 가격은 지난해 4분기 내내 와트(W)당 0.33달러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지속해서 하락한 유럽 태양광 모듈 가격(와트당 0.18달러)보다 1.8배가량 많다.

하반기에도 태양광 모듈가격을 추가로 지지하는 호재가 있다.

미국은 6월부터 캄보디아, 말레이시아, 태국, 베트남으로부터 수입되는 중국산 부품 사용 태양광 모듈에 관세를 적용하는 일명 '우회수출 규제'를 시행한다. 미국 내 태양광 수급이 더 빡빡해질 수 있는 지점이다.

이 사장에 올해 태양광 사업(신재생에너지 부문) 실적, 한화솔루션 전체 실적은 적지 않은 의미를 지닌다. 이 사장은 올해 대표이사 임기 마지막 해를 보낸다.

특히 한화솔루션 이사회 의장을 겸하고 있는 이 사장이 태양광 사업을 앞세워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연초 태양광 사업을 기반으로 한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1조 원 달성에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당시 최악의 석유화학 업황 탓에 케미칼 부문의 실적 부진이 사실상 예고된 상황이었던 만큼 신재생에너지 부문의 실적 확대가 더욱 중요했다.
 
한화솔루션의 '태양'은 미국에서 뜬다, 이구영 올해 영업이익 1조 청신호

▲ 한화큐셀의 미국 조지아주 달튼 공장. <한화큐셀>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부문은 2022년 3분기부터 이어진 분기별 영업이익 신기록을 지난해 1분기(영업이익 2450억 원)까지 이어갔다.

다만 지난해 2분기와 3분기 각각 영업이익 1380억 원, 347억 원으로 뒷걸음질 쳤는데 한화솔루션은 2분기 실적발표에서 “당초 기대에 비해서 이익이 줄었다”고 말하기도 했다.

현재까지는이 사장이 올해 영업이익 1조 원 고지에 올라설 가능성은 적지 않은 것으로 보여진다.

한화솔루션의 올해 연결기준 영업이익 전망치 평균(컨센서스)은 1조153억 원으로 이는 지난해 영업이익 추산치인 7385억 원보다 37.5% 증가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태양광 시장 반등과 함께 IRA에 따른 첨단제조생산세액공제(AMPC) 수혜 확대에 힘입어 신재생에너지 부문에서만 1조 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증권업계에서는 한화솔루션이 4월 카터스빌 공장 건설을 마무리한 뒤 모듈을 생산해 최대 5500억 원의 AMPC 효과가 연간 실적에 반영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조현렬 삼성증권 연구원은 10일 한화솔루션 목표주가를 4만6천 원에서 5만 원으로 높여 잡고 올해 영업이익 전망치를 1조1120억 원으로 제시했다. 

조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금리 하락세에 힘입어 태양광 기업들의 밸류에이션(적정 기업가치)이 회복되고 있다”며 “미국 카터스빌 공장도 4월부터 가동해 AMPC 이익도 늘어날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