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텔이 ASML의 '하이NA' EUV 장비를 TSMC보다 먼저 도입한 점을 비판하는 대만언론 보도가 나왔다. 인텔의 EUV장비 기반 미세공정 반도체 양산 안내 이미지. <인텔> |
[비즈니스포스트] 인텔이 네덜란드 ASML의 신형 EUV 장비를 선제적으로 확보한 것은 TSMC에 반도체 공정 기술력이 뒤처지기 때문이라는 대만언론의 비판이 나왔다.
TSMC보다 먼저 하이NA EUV 공정을 도입한다고 해도 인텔이 기술 추격에 속도를 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10일 대만 경제일보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푸케 ASML CEO(최고경영자) 내정자의 대만 방문 일정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다.
크리스토프 푸케는 4월 열리는 ASML 주주총회를 거쳐 피터 베닝크 ASML CEO의 역할을 이어받게 된다.
이들은 이른 시일에 대만을 방문해 TSMC를 비롯한 주요 협력사 경영진과 사업 협력을 논의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경제일보는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ASML 고위 경영진의 대만 방문은 통상적인 사업 논의 차원에 그칠 것”이라며 “장비 개발을 위해 협력사와 꾸준한 논의가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ASML은 7나노 이하 반도체 미세공정에 쓰이는 EUV(극자외선) 장비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세계 유일한 기업이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1나노대 반도체 양산에 활용되는 차세대 하이NA EUV 장비 공급을 시작하겠다는 방침을 두고 있다.
ASML이 최대 고객사인 TSMC를 방문하는 것은 하이NA EUV 장비 도입 필요성을 설득하기 위해서라는 관측도 일각에서 고개를 들고 있다.
그러나 경제일보는 “TSMC가 하이NA EUV 장비를 필요로 하지 않는 상황에서 ASML이 이를 적극적으로 설득하려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도했다.
조사기관 세미애널리시스에 따르면 TSMC가 하이NA EUV 장비를 반도체 생산에 활용하는 시점은 예상보다 늦은 2030년 전후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7년 상용화를 앞둔 1.4나노 파운드리 공정까지는 기존의 EUV 장비를 활용하는 것이 단가 효율성을 확보하는 데 유리할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인텔은 미국 반도체공장에 하이NA 장비를 최초로 도입하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 이미 ASML에서 이를 납품해 현지에서 조립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경제일보는 관계자들의 말을 인용해 “인텔이 서둘러 하이NA EUV 장비를 사들인 것은 현재 기술력이 TSMC에 뒤처지고 있어 격차를 좁히는 일이 다급하기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그러나 경제일보는 고사양 장비를 선제적으로 도입하는 일이 반드시 공정 기술 발전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비판을 전했다.
인텔이 TSMC보다 먼저 하이NA EUV를 반도체 개발과 생산에 적용해도 TSMC의 기술력을 따라잡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경제일보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TSMC가 2025년 양산하는 2나노 미세공정 기술이 고객사의 수요를 충족하는 안정적인 성능을 구현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대만언론 보도에 따르면 크리스토프 푸케를 비롯한 ASML 경영진은 TSMC에 이어 삼성전자 등 한국 협력사도 방문하겠다는 계획을 두고 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