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올해 온라인투자연계금융업(온투업) 업황을 좌우할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가 속도를 내지 못하면서 관련업계 애를 태우고 있다.

온투업 활력을 불어넣기 위한 금융당국의 가이드라인 마련이 늦어지고 있어서다. 온투업계 내에서는 올해 상반기 내에 기관투자가 자금 유입을 기대할 수 없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온투업 사활 걸린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 규제완화 기준 더딘 속도에 애간장

▲ 금융위가 온투업의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를 위한 샌드박스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있다.


9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온투업사들이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 허용에 관한 샌드박스가 올해 1분기 중에 발표되기를 기다리고 있다. 

금융위는 지난해 3월 온투업사가 개인신용대출 상품에 관한 기관투자를 할 수 있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 

다만 운용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마련되지 않았다는 것을 이유로 사실상 금지됐다. 

온투업법에 따르면 대출 모집금액의 40%까지 금융기관의 연계투자를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이 법 조항이 온투업사를 통한 대출 또는 신용공여로 볼 수 있어 개별 업권법에 충돌하는 사례가 많았다. 

이에 금융위 혁신금융과에서 현재 온투업사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 허용에 관한 샌드박스 가이드라인을 논의하고 있지만 10개월이 지나서도 세부사항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금융업계에서는 지난해부터 온투업사들이 폐업하는 일이 많아 조속히 가이드라인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바라본다. 

지난해 6월 비드펀딩이 영업을 종료했고 7월에는 캠퍼스펀드 등도 신규 대출을 중단했다. 12월에는 지난해 5월에 등록한 슈가펀딩이 7개월 만인 12월에 폐업했다. 

2022년 12월 당시 업계 7위였던 그래프펀딩도 회사의 해산과 청산 절차를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현재 투자 모집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진 HB펀딩, 펀딩웨이 등도 있다. 대출 투자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으며 업계 전체가 위축된 셈이다. 

이에 온투업계에서는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 허용을 통해 활로를 찾을 것을 기대했다. 다만 금융위의 가이드라인 제시가 점차 늦어지며 혼란을 겪고 있다. 
 
온투업 사활 걸린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 규제완화 기준 더딘 속도에 애간장

▲ 국내 온투업사들이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고도화하고 있다. 금융위가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개인신용평가 기관투자 샌드박스에 들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은 피플펀드의 인공지능 신용평가시스템 XAI. <피플펀드 홈페이지>


금융위는 온투업사의 신용평가모형을 살펴보고 고도화를 잘한 곳을 대상으로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 허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이 투자자 보호를 가장 우선시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온투업계에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 문을 열기에 신용평가모형이 가장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피플펀드, 어니스트펀드, 8퍼센트 등 미리 신용평가모형을 준비해 온 몇몇 온투업사는 각자의 신용평가모형을 통해 고객 신용등급을 관리하고 있다. 

피플펀드는 설명 인공지능 시스템 ‘에어팩’을 상용화하고 있다. 여신심사와 평가 부문에서 활용하며 롯데카드, JB우리캐피탈 등 국내 4곳의 금융회사와 협업한다. 

어니스트펀드는 인공지능 기반 종합 여신 솔루션 ‘렌딩 인텔리전스’를 운용하고 있다. 신용평가 모형과 대외 리스크 관리 등에 사용한다. 

8퍼센트는 머신러닝 기법을 활용한 신용평가모형 'E-index'를 개발해 고도화하고 있다. 사용 전보다 승인율을 약 146% 높이면서도 부도율은 3%포인트 이상 낮춘 것으로 알려졌다. 

온투업사가 각각 신용평가모형을 개발해 강화하고 있다지만 금융당국의 시선에 들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금융위가 어느 수준의 신용평가모형을 요구할 것인지가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 인공지능을 통한 자체 신용평가모형을 보유한 인터넷은행들도 높은 연체율을 나타내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 온투업사의 신용평가모형이 금융위의 가이드라인을 넘을 수 있다는 것을 확신하기 어려울 것으로 여겨진다. 

금융위에서 온투업의 개인신용대출 기관투자를 허용해 가계부채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더더욱 까다롭게 가이드라인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업계에서는 온투업계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서라도 금융위가 빨리 기준을 마련해야 할 것으로 바라본다. 

금융위가 기준을 마련해 샌드박스가 나오더라도 샌드박스에 들어가기 위한 준비, 상품 준비, 투자, 영업 등 활성화를 위해 거쳐야 할 단계가 많기 때문이다. 

올해 1분기 안으로 샌드박스 기준을 발표하더라도 최소 상반기까지는 온투업계의 어려움이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