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마이크론이 HBM3 메모리 시장에서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마이크론 HBM3E 메모리 기술 홍보용 이미지. <마이크론>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마이크론이 엔비디아 등 기업의 인공지능(AI) 반도체에 쓰이는 HBM3 메모리 공급을 늘리며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의 점유율을 추격할 것으로 전망됐다.
마이크론이 그동안 HBM 메모리반도체 기술력을 키우고 생산 투자를 공격적으로 늘려 온 성과가 가파른 성장세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9일 투자전문지 시킹알파에 따르면 마이크론이 인공지능 분야의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 구간에 진입할 수 있다는 전망이 고개를 든다.
시킹알파는 라이트닝록리서치 분석을 인용해 “마이크론은 올해 실적을 회복세로 돌린 뒤 2025년 완연한 성장세를 나타낼 것”이라며 “인공지능 시장이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전했다.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인공지능 서버 투자 증가에 힘입어 향후 수 년 동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라이트닝록리서치는 마이크론이 데이터센터 분야에 공급하는 메모리 용량이 D램은 6~8배, 낸드플래시는 2~3배 수준으로 늘어나며 실적 증가에 힘을 보탤 것이라고 예측했다.
특히 데이터 전송 속도를 높인 차세대 HBM 메모리가 인공지능 서버용 반도체와 함께 쓰이면서 마이크론에 중요한 성장 기반을 제공하고 있다.
마이크론은 HBM 메모리 시장에서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등 한국 반도체기업에 밀려 10% 안팎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데 그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러나 새 규격인 HBM3 메모리에서는 마이크론의 기술 경쟁력이 크게 높아져 경쟁사에 우위를 갖춰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라이트닝록리서치는 마이크론 HBM3 메모리가 경쟁 제품과 비교해 성능은 10~15%, 전력 효율은 25% 정도 우월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평가를 전했다.
2025년 마이크론의 HBM3 메모리 점유율은 전체 D램 시장 점유율과 유사한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해 전체 D램 시장에서 차지한 것과 유사하게 약 25%에 이르는 점유율을 확보하면서 선두 기업인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를 빠르게 추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자연히 HBM 메모리 시장에서 90% 가까운 지배력을 유지하고 있던 한국 반도체기업의 입지는 그만큼 줄어들게 될 수 있다.
라이트닝록리서치는 특히 마이크론이 최신 규격의 HBM3E 반도체 생산을 늘리며 이를 통해 수억 달러 규모의 매출을 거둘 것이라는 전망을 제시했다.
HBM3E 메모리는 엔비디아의 차세대 인공지능 반도체 ‘H200’ 등에 탑재가 예정된 제품이다.
향후 수 년 동안 HBM3 메모리반도체 시장은 연평균 50%에 이르는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됐다.
HBM 메모리는 단가와 수익성이 높은 고부가 상품에 해당하는 만큼 마이크론이 시장 점유율을 따라잡는 것은 한국 반도체기업에 실직적 위협이 될 수 있다.
라이트닝록리서치는 마이크론 목표주가를 96달러로 제시했다. 8일 미국증시에서 마이크론 주가는 84.95달러로 거래를 마쳤는데 약 13%의 상승 여력을 바라본 셈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