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올해 기준금리를 추가로 내리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리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조만간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으며 추가경정예산 등의 재정정책을 시행하는 쪽이 경기둔화를 해소하는 데 더욱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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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 |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2일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연말까지 현행 1.25% 수준으로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연구원은 “미국 연준이 올해 안에 금리인상을 마무리하려는 뜻을 더욱 강하게 보이고 있다”며 “미국이 최소 2개월 뒤에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한국은행이 금리를 내리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의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최근 통화정책에 대해 매파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미국이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예상에 힘이 실리고 있다.
에릭 로젠그렌 보스턴연방준비은행 총재는 9일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한 연설에서 “지금까지 발표된 경제지표로 볼 때 통화정책을 점진적으로 정상화하는 것이 합리적”이라며 “금리 인상이 늦어지면 시장이 과열될 수 있다”고 밝혔다.
로젠그렌 총재는 몇년 동안 초저금리로 고용을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비둘기파 인사로 불렸는데 그가 금리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쪽으로 태도를 바꾼 것이다.
로버트 카플란 댈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도 9일 텍사스주 오스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최근 몇달 동안 기준금리를 올리기 위한 근거가 이전보다 많아졌다”고 밝혔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방준비제도 이사, 드니스 록하트 애틀란타연방준비은행 총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은행 총재도 12일에 모두 공식발언을 하는데 이들도 매파적인 발언을 할 가능성이 높다.
윤여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브렉시트) 결정에 따른 충격은 크지 않은 반면 미국이 금리인상을 고려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한국은행이 2017년 1분기는 돼야 금리를 추가로 내리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통화완화정책 대신 재정확장정책으로 경기를 부양해야 한다는 의견도 한국은행에서 나오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취임한 2014년 4월 이후 한국은행에서 기준금리를 다섯차례나 인하했지만 저성장과 저물가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 통화정책의 한계를 보여줬다는 것이다.
한국은행 워싱턴사무소는 9월 금융통화위원회 직전에 ‘경기국면 및 재정상황별 재정승수 크기에 관한 최근 논의’ 보고서에서 경기가 침체될수록 재정지출의 효과도 커진다고 분석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도 9월 금융통화위원회 직후 기자간담회에서 “추경안의 국회 통과가 예상보다 많이 늦어졌지만 비교적 이른 시기에 집행되면 재정정책을 통한 경제성장세의 회복효과가 최대화될 것”이라고 밝혔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