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무역협회가 미국의 정관계 인사들에게 보호무역주의가 두 나라의 이익을 해칠 수 있다는 내용의 서한을 보냈다.
12일 무역협회에 따르면 무역협회는 7만1천 개의 국내 회원사들을 대표해 5일부터 16일까지 미국의 정관계 주요인사 1천 명에게 ‘한미 경제·통상관계에 관한 시각’이라는 제목의 의견서를 이메일과 우편 등을 통해 보내거나 인편으로 직접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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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인호 한국무역협회 회장. |
미국 상·하의원과 주지사, 경제 관련부처의 고위 인사, 경제단체, 통상관련 학자, 대선캠프 인사 등이 대상이다.
추민석 무역협회 워싱턴DC 지부장은 서한을 보낸 이유와 관련해 “일각의 왜곡된 주장이라도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확산되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의 의미와 성과에 심각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대선을 앞두고 보호무역주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는 한미FTA를 ‘일자리를 죽이는 나쁜 협정’이라며 이 협정 때문에 미국 내 일자리 10만 개가 사라지고, 무역적자는 두 배로 늘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도 기존 FTA의 재검토, 불공정 무역행위 조사인력의 3배 증원 등 강력한 통상공약을 내걸고 있다.
김인호 무역협회 회장은 8월 워싱턴포스트와 인터뷰에서 “세계경제의 리더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표방해온 미국이 최근 한미FTA를 비판하고 보호무역주의 색채를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한국 기업인들이 염려하고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무역협회는 서한에서 “FTA 반대론자들은 스스로도 이해하지 못하는 숫자와 통계를 이용해 한미FTA를 공격하고 있다”며 “FTA 체결 이후 한국에 대한 미국의 서비스 수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무역협회는 6월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발표한 한미FTA의 경제효과 보고서를 인용했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미국의 한국에 대한 무역적자는 283억 달러였지만 한미FTA가 없었다면 적자가 440억 달러에 육박했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있다. 한미FTA의 교역수지 개선효과가 지난해 기준 157억 달러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한미FTA가 미국의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며 “한국 기업들의 미국 현지채용은 지난해 기준 3만5천 명 증가했다”고 반박했다.
무역협회는 21일 미국 워싱턴DC에서 80여 개의 국내기업과 미국 정치인 및 보좌진 150여 명이 참석하는 ‘2016 의회 네트워크 행사’도 열기로 했다. 국내기업 인사들이 미국의 통상정책 수립에 영향을 미치는 정치권 인사들과 만나 의견을 전달하기 위한 행사인데 2013년부터 매년 열리고 있다.
이번 행사도 한국과 미국의 통상현안 등에 대해 국내기업들의 입장을 미국 정계 인사들에게 전달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알려졌다. [비즈니스포스트 고진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