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주요 손해보험사 최고경영자들이 올해 신년사에서 하나 같이 ‘영업 경쟁력 강화’를 주요 과제로 꼽았다.
새 국제회계제도(IFRS17) 안착기에 접어든 상황에서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해 사력을 다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왼쪽)은 올해 신년사에서 '초격차'를 경영화두로 던졌고 정종표 DB손해보험 사장(오른쪽)은 '수익성 확보'를 경영전략을 제시했다. |
그만큼 손보업계 경쟁이 올해도 치열하게 펼쳐질 것으로 예상되는데 순위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한 상위권 손보사 CEO의 신년 메시지도 눈에 띤다.
5일 국내 주요 손해보험사 CEO의 신년사를 살펴본 결과 손보업계 1위 삼성화재는 경쟁자들의 맹렬한 추격을 따돌리겠다는 전략을 제시했고 지난해 메리츠화재에 밀렸던 DB손해보험은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이문화 삼성화재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초격차 삼성화재로의 재탄생’을 경영화두로 던졌다.
초격차는 경쟁자들이 도저히 넘을 수 없는 차이를 지향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삼성전자가 초격차를 앞세워 메모리반도체에서 세계 1위 자리를 차지하자 세간에 유행처럼 번져나간 전략이다.
당시 삼성전자를 맡았던 권오현 전 삼성전자 회장은 자신의 저서 ‘초격차’에서 “다른 누군가와 비교 대상이 되기를 거부하고 모든 부문에서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격(레벨)을 높이는 것이 초격차 전략의 진정한 의미다”고 설명했다.
이 사장이 이 같은 초격차 전략을 다시금 꺼내든 이유는 삼성화재의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경쟁사들의 추격세가 매섭다는 위기의식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3분기 실적만 떼어놓고 살펴보면 삼성화재는 메리츠화재에 순이익 1위를 내줬다. 당시 메리츠화재는 순이익 4963억 원을 내면서 4295억 원을 낸 삼성화재를 따돌리고 처음으로 손해보험업계 1위에 등극했다.
이에 이 사장은 업계 1위라는 지위를 단단히 하기 위해 추격자들이 범접할 수 없는 위치로 한층 도약해야 한다는 뜻을 담아 초격자를 제시했다고 볼 수 있다.
삼성화재는 올해 경영전략을 설명하며 “지난 70여년간 변화와 위기의 변곡점마다 과감한 도전을 통해 성장의 경험과 역사를 만들어온 성공DNA가 있었다”며 “다시 새로운 70년의 성공의 역사를 시작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정종표 DB손해보험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수익성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제시했다.
정 사장은 “우리의 잠재력과 추진력은 추격을 따돌리고 앞서 나아가기에 충분하다고 판단하기에 ‘회사가치 성장을 위한 전 영역의 구조적 수익성 확보’를 올해 전략방향을 설정한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이번 신년사에서 각 보험부문별 과제를 임직원들에게 세세하게 짚기도 했다.
정 사장은 “지난해 우리 회사는 장기손해율 상승, 대사고, 글로벌경제 변동성 등의 영향으로 일부 목표에 미달했다”며 “성공과 실패는 자신으로부터 말미암는다는 ‘선패유기’의 자세로 업무에 매진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의 올해 전략은 지난해 손해보험업계 2위 경쟁에서 메리츠화재에 밀렸던 상황이 고려된 것으로 풀이된다.
DB손해보험은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순이익 1조2624억 원을 거둬 메리츠화재(누적 순이익 1조3353억 원)에 2위를 내줬다.
김중현 메리츠화재 대표는 신년사를 따로 발표하지 않았다. 해마다 신년사를 발표하지 않아왔던 관례에 따른 것이다.
김 대표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메리츠화재 대표에 내정돼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메리츠화재 경영을 책임진다.
전임자인 김용범 메리츠금융지주 부회장의 전략인 장기인보험 판매 확대 전략을 유지하며 업계 1위 도약을 노릴 것으로 전망된다.
김 대표는 김용범 부회장체제 아래에서 상품전략실장과 경영지원실장 등으로 일하며 지난해 업계 1위 삼성화재를 바짝 뒤쫓는 성과를 냈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