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18A공정 이후 로드맵 공개 전망, 삼성전자 TSMC와 '1나노대 경쟁' 예고

▲ 인텔이 이른 시일에 파운드리사업 설명회를 통해 차세대 기술 로드맵을 공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인텔의 반도체 파운드리 서비스 홍보용 이미지. <인텔>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인텔이 2025년 양산을 목표하고 있는 18A(1.8나노급) 미세공정 반도체를 이을 차세대 파운드리 기술 도입 계획을 곧 발표할 것으로 전망된다.

파운드리 상위 기업인 삼성전자와 대만 TSMC가 이미 2027년 1.4나노 반도체 생산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인텔이 더욱 과감한 목표를 제시하며 치열한 경쟁을 예고할 공산이 크다.

4일 IT전문지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인텔은 2월 중 파운드리사업 설명회를 열고 2025년 이후의 반도체 미세공정 기술 개발 및 상용화 계획을 밝힐 것으로 전망된다.

팻 겔싱어 인텔 CEO를 비롯한 경영진이 참석해 기존에 내놓았던 사업목표 달성 현황을 점검하고 향후 추진해 나갈 로드맵을 공개하는 행사로 예상되고 있다.

톰스하드웨어는 인텔이 18A 공정 이후 도입할 신기술에 관련해 거론할 가능성이 유력하다며 관련 내용을 아직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 진출을 선언한 뒤 2021년 개최한 행사에서 4년 안에 5가지 미세공정 신기술을 상용화하겠다는 목표를 발표했다.

10나노 안팎에 불과하던 인텔의 미세공정 기술력을 7나노와 4나노, 3나노와 2나노, 1.8나노급으로 발전시키는 성과를 4년 안에 이뤄내겠다는 것이다.

TSMC와 삼성전자가 10나노에서 3나노로 공정 기술을 발전시키기까지 6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텔의 목표는 매우 공격적인 수준으로 평가됐다.

그러나 인텔은 현재까지 기술 개발에 순조로운 성과를 거두면서 올해 안에 2나노급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겠다는 계획을 성사시키는 데 가까워지고 있다.

인텔이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파운드리 기술 리더십 확보에 자신감을 찾은 만큼 2월 행사에서는 더욱 공격적인 반도체 개발 로드맵을 발표할 것이라는 전망에 힘이 실린다.

톰스하드웨어에 따르면 인텔은 이번 행사가 “파운드리 사업 전략과 공정 기술, 앞선 패키징 기술 및 반도체 생태계에 관련해 자세한 내용을 공개하는 자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 18A공정 이후 로드맵 공개 전망, 삼성전자 TSMC와 '1나노대 경쟁' 예고

▲ 인텔이 발표한 기존의 반도체 파운드리 미세공정 기술 로드맵. <인텔>

삼성전자와 TSMC는 인텔이 4년 안에 5개 신규 미세공정을 도입한다고 발표한 뒤 자극을 받아 차기 공정기술 개발에 속도를 내며 기술 우위를 지켜내는 데 주력하고 있다.

2023년 6월 삼성전자가 2027년 1.4나노 반도체 양산 목표를 공식화하자 TSMC도 곧 이와 동일한 계획을 제시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인텔이 2025년 이후 미세공정 기술 발전 계획을 공개한다면 파운드리 업체들 사이 속도 경쟁은 한층 더 치열해질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는 이미 2022년 3나노 반도체를 세계 최초로 생산하며 TSMC보다 반 년 정도 앞서 신기술을 상용화하는 성과를 냈다.

TSMC는 2나노 공정에서 삼성전자를 제치고 기술 선두를 되찾겠다는 목표를 두고 있었는데 인텔이 이를 올해부터 생산한다는 목표를 내놓으며 ‘다크호스’로 떠올랐다.

인텔은 반도체산업 역사에서 수십 년 동안 지켜왔던 미세공정 분야 리더십을 재건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두고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를 늘리고 있다.

IT전문지 익스트림테크는 인텔이 2월 행사에서 2030년까지 이어질 중장기 로드맵을 공개할 수 있다는 예측을 내놓았다. 삼성전자 및 TSMC보다 더욱 먼 미래의 계획을 제시하는 셈이다.

다만 인텔이 파운드리 분야에서 실제로 대형 고객사를 확보해 반도체 생산 기술을 검증받은 사례가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으로 꼽힌다.

4년에 걸쳐 개발되고 있는 여러 미세공정 기술이 모두 시장에서 충분히 인정받을 만한 성과를 보이지 못했던 만큼 삼성전자와 TSMC를 추격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익스트림테크는 “인텔이 실제로 2나노 및 1.8나노급 반도체 양산 목표를 달성할 수 있을지도 지켜봐야 한다”며 그동안 기술 개발이 늦어져 실추됐던 명예를 회복하는 일이 인텔에 우선과제로 남아 있다고 진단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