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걸, 대우조선해양의 방산사업 분리매각 입장 바꿔  
▲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참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뉴시스>

이동걸 KDB산업은행 회장이 대우조선해양의 방위산업 부문을 분리해 매각하는 방안에 대해 부정적인 뜻을 나타냈다.

이 회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서 “대우조선해양의 방위산업 사업부문을 떼어내 매각하는 방안을 현재는 생각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대우조선해양의 정상화 방안으로 방위산업 분리매각이 나왔던 것으로 알고 있지만 지금은 좋은 사업과 나쁜 사업이 같이 가는 쪽이 낫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8월 초 한 인터뷰에서 사업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의 방위산업부문을 떼어내 따로 파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는데 1개월 만에 입장을 바꾼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은 앙골라의 국영 석유회사 소난골에서 주문했던 드릴십의 인도 지연, 2017년에 만기가 돌아오는 9400억 원 규모의 회사채, 완전자본잠식 상태를 해결하기 위한 자본확충 등의 문제를 안고 있다.

이 회장은 “대우조선해양의 당면한 문제를 연말까지 단계별로 차질 없이 해결하겠다”고 말했다.

대우조선해양에 내준 여신건전성 등급을 다시 상향조정할 뜻도 내비쳤다. 산업은행은 8월24일에 대우조선해양의 여신건전성 등급을 ‘정상’에서 ‘요주의’로 한단계 내렸다.

이 회장은 “당시 삼일회계법인과 삼덕회계법인으로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여신건전성등급을 정상으로 분류하는 데 문제가 있다는 의견을 수용해 등급을 내렸다”며 “대우조선해양이 더 나은 상태로 갈 수 있다면 회계법인과 상의해 여신건전성등급을 올릴 의사도 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이 2015년 말에 국내 신용평가사 3곳에 대해 대우조선해양의 회사채 신용등급을 떨어뜨리지 말라고 압박을 가했다는 주장도 이날 청문회에서 제기됐다.  당시는 홍기택 전 회장이 재직하고 있을 때다. 이 회장은 올해 2월에 취임했다.

이 회장은 “임기의 유무와 관계없이 산업은행에서 신용평가사에게 압력을 가한 일이 사실이라면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내용을 정확히 파악한 뒤 종합적으로 살펴보고 말하겠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