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갑한 현대차 사장이 파업을 자제해달라고 호소하며 노사갈등 장기화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윤 사장은 9일 임직원 및 가족들에게 보내는 가정통신문에서 “현대차가 임금인상을 위해 파업을 지속한다면 고객은 우리를 어떻게 생각하겠느냐”며 “가까운 현대중공업에서는 임금인상은커녕 구조조정과 분사를 피하기 위해 온 힘을 쏟고 있는 상황인데 (현대차는) 왜 교섭 시기만 되면 매년 비난을 받아야 하느냐”고 말했다.

  윤갑한 답답함 토로 "현대차 노조 수익악화 위기에도 매년 파업"  
▲ 윤갑한 현대차 사장.
그는 “현대차는 2015년 영업이익이 15.8% 줄어들었다”며 “그러나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경영위기 상황이 단순히 지난해뿐만이 아니라 2013년 이후 4년 동안 지속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런데도 인건비 부담은 갈수록 커지고 있어 회사의 미래가 불투명하다고 우려했다. 윤 사장에 따르면 현대차 직원수는 2014년 6만2천여 명이었으나 2년도 채 안 돼 6만7천여 명을 넘었다.

윤 사장은 “글로벌 경쟁사인 GM을 비롯한 미국 빅3 자동차 업체는 2007년부터 8년간 임금을 동결했지만 그 기간 현대차는 52%가 넘는 임금을 인상했다”며 “토요타 역시 2009년부터 5년 동안 임금을 동결하는 등 뼈를 깎는 자구노력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왔다”고 말했다.

현대차 임금수준이 경쟁사들에 비해 높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우리는 매년 높은 수준의 임금인상과 성과금을 지급해왔고 그 결과 현대차 임금수준은 절대금액 측면에서도 GM과 토요타에 비해 높다”며 “이 때문에 주변의 시기어린 시선도 집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이런 상황에서 올해 교섭을 어떻게 마무리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며 “더 늦기 전에 혼란을 마무리하고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자”고 호소했다.

현대차 노사는 6일 추석 전 마지막 임금협상 교섭을 진행했으나 끝내 합의가 무산됐다. 현대차 노사는 추석 연휴가 끝난 뒤인 20일 중앙쟁대위회의를 열기로 하고 현재 교섭과 파업을 모두 잠정 중단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