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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은영 전 한진해운 회장이 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서별관회의 청문회(조선해운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 증인으로 출석해 의원들의 질문에 답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뉴시스> |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이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사재출연 여부에 대해 즉답을 피했다.
최 회장은 9일 국회에서 열린 조선.해운산업 구조조정 연석청문회에서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해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재출연 여부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생각해 보지 않았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의원들의 질문에 비교적 또박또박한 어투로 답변했지만 한진해운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묻는 대목에서는 여러차례 목소리가 흔들렸고 눈물도 보였다.
김관영 국민의당 의원이 ‘한진해운의 법정관리와 관련해 사재를 출연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최 회장은 “전 경영진으로 도의적 책임을 무겁게 느낀다”며 “빠른 시일 내에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대답했다.
최 회장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자 민병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 정도는 최소한 희생하겠다고 밝히는 게 도의적 책임을 다하는 것”이라고 재차 답변을 요구했다.
그러자 최 회장은 “검찰조사를 받고 있어 정신이 없어 구체적으로 생각해보지 못했다”며 “앞으로 고민해보고 실천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박용진 더민주 의원은 “‘검토해보겠다, 생각해보겠다’하지 말고 적어도 도덕적 책임감을 느낀다면 물류대란 사태와 관련해 사재출연 등 책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눈물을 보인 최 회장을 향해 “울지 마시라, 노동자와 국민은 피눈물을 흘린다”고 일갈했다.
윤호중 더민주 의원이 ‘유수홀딩스의 사옥을 한진해운에 돌려줄 의향이 없느냐’는 질문에 “유수홀딩스는 상장회사인 데다 빌딩도 유수홀딩스의 자산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결정할 수 없다”고 거부했다.
유수홀딩스 사옥가치는 약 2천억 원으로 추산되는데 이 건물에서 받는 임대료만 연간 14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진다.
김관영 의원이 ‘한진해운이 자율협약에 들어갈 것을 미리 알고 본인과 두 자녀 주식 97만주를 매각한 게 아니냐’는 질문에 최 회장은 "그렇지 않다"며 “계열분리와 공정위 권고에 따라 2014년부터 팔아온 잔여주식을 판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결정이 난 것을 뉴스에서 봤다”며 “많이 놀라고 안타깝고 충격적이었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한진해운 ‘부실경영’ 책임과 관련해 “용선료 부분이 적자의 원인이 될 수는 있다”면서도 “하지만 고유가와 운임 하락, 2008년 금융위기 등 경제적 상황이 종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책임을 회피했다.
최 회장은 2006년 남편인 고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이 사망하자 2007년부터 회사 경영을 맡았는데 업계에서는 이때부터 한진해운이 쇠락하기 시작했다고 보고 있다. 한진해운 부채비율은 2009년 155%에 불과했지만 2013년 1445%까지 치솟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재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