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보험회사들이 올해부터 시행된 국제회계제도(IFRS17)로 혼란을 겪기도 했으나 보장성보험 확보 경쟁에 힘입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보험회사들은 내년에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보장성보험 판매를 확대하기 위한 경쟁을 한층 치열하게 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보험회사들이 내년에도 보장성보험 판매 확대 경쟁을 치열하게 벌이며 안정적 이익 흐름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사진은 6일 열린 금융당국과 보험회사 최고경영자 간담회 모습. <연합뉴스> |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회사들은 IFRS17을 시행한 지 2년째가 되는 내년에도 안정적 실적을 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올해 보험회사들은 연초부터 IFRS17의 시행으로 혼란을 겪었다.
수년간의 준비 끝에 도입된 제도이기는 했으나 보험회사마다 자율적으로 다양한 계리적 가정을 정해 산출할 수 있도록 하면서 실적을 부풀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결국 금융당국에서 직접 나서 보험회사들의 실적 착시 현상을 방지하기 위한 계리적 가정 가이드라인을 내놓기도 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23년은 보험업계와 투자자에게 매우 혼란스러운 시기로 기억될 듯하다”며 “급기야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 적용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3년 상반기까지 보험사 재무제표에 대한 신뢰성은 크게 훼손됐다”고 평가했다.
새 회계제도 논란 속에서도 보험회사들은 탄탄한 실적을 거뒀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3분기까지 생명보험회사 22곳, 손해보험회사 31곳 등 국내 보험회사의 순이익은 11조4225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조6613억 원(47.2%) 증가한 것이다.
이 같은 호실적은 보험회사들이 제도 변화에 대응해 수익성이 높은 보장성보험 판매에 공을 들였기 때문이다.
올해부터 도입된 IFRS17은 부채 평가기준을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한다. 이에 보험회사들은 부채로 인식되는 저축성보험 대신 보장성보험을 확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의 경우에는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영업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법인보험대리점(GA) 설계사 확보 경쟁을 벌이기도 했다.
이 와중에 보험업계 판도가 요동치기도 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각각 생명보험과 손해보험 업권 1위 자리를 지키기는 했지만 한화생명이 수익성 지표인 CSM을 크게 늘리면서 삼성생명을 맹추격했고 메리츠화재는 3분기 순이익만 놓고 보았을 때 삼성화재를 제치기도 했다.
▲ 삼성생명과 한화생명은 올해 보장성보험 판매를 늘리기 위해 설계사 조직 확대 경쟁을 벌였는데 이러한 각축전은 내년에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보장성보험 판매를 둘러싼 보험회사들의 각축전은 내년 더욱 뜨겁게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보장성보험 판매에 따라 업계 순위가 뒤집힐 가능성이 엿보인 만큼 보험회사들이 한층 공격적으로 영업 활동을 전개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생명보험사와 손해보험사 할 것 없이 내년에는 건강보험 위주 경쟁이 심화될 것이다”며 “보험설계사(FC)나 법인보험대리점(GA)을 잘 활용하는 보험사들의 신계약 판매가 원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경쟁에 힘입어 보험회사들은 새 회계제도의 정착기인 내년에도 안정적 실적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2024년 보험사 실적은 보험 손익 측면에서는 안정적 흐름을 전망한다”며 “핵심 보장성보험 중심의 탄탄한 흐름을 바탕으로 안정적 보험계약마진(CSM)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이다”고 내다봤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주요 보험사들의 내년 평균 이익 성장률은 6.8%로 전망된다”며 “상위권 회사는 연간 순이익 2조 원대, 2위권 회사는 1조 원대로 높은 수준의 이익 수준을 지속하겠다”고 바라봤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