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J그룹의 경영진 인사가 감감 무소식이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인사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CJ그룹은 최근 지주사의 조직개편을 실시했지만 계열사 대표를 비롯한 임원인사는 아직까지도 발표되지 않고 있다.
이에 이 회장이 대규모 쇄신에 투입할 적임자들을 낙점하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사 개편에 맞춰 계열사의 조직개편 및 인사이동을 조율하느라 시기가 늦어지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린다.
26일 CJ그룹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내년 초에도 CJ그룹 계열사 임원인사의 발표 여부를 장담하기 쉽지 않다.
재계에서는 마땅한 인물을 물색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이재현 CJ그룹 회장의 인사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
올해 실적 부진과 임기 만료 등으로 CJ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가운데 다수가 교체된다는 예상이 많다. 변화폭이 크다면 인사 확정에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CJ제일제당, CJ대한통운, CJCGV, CJ프레시웨이, CJ푸드빌 등 5개 계열사의 대표이사들은 내년 3월 임기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에 기존 대표이사들을 재배치하는 것도 여간 복잡한 일이 아니다.
가장 최근 실시된 CJ그룹의 대규모 임원인사를 살펴보면 지주사 인재를 계열사 대표로 발탁하고 기존 대표가 연쇄적으로 이동한 경향이 두드러진다.
2021년도 임원인사에서는 당시
최은석 CJ 경영전략 총괄부사장이 CJ제일제당 대표로, 강호성 CJ 경영지원총괄이 CJENM 대표이사로 각각 선임됐다.
이어
강신호 대표(CJ제일제당→CJ대한통운),
허민회 대표(CJENM→CJCGV),
정성필 대표(CJ푸드빌→CJ프레시웨이) 등이 자리를 옮겼다.
물론 일부 대표이사를 유임시켜 후임자를 찾을 시간을 벌 수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항상 연말에 맞춰 인사를 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적합한 인물을 찾을 때까지 기존 임원들을 유임시키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말했다.
앞서 CJ그룹은 2021년 12월 허민호 CJENM 커머스 부문 대표이사를 유임시켰다. 허 대표는 그해 실적 부진과 ‘오물통’ 발언으로 연임 가능성이 낮은 인물이었다.
CJ는 이듬해 3월 윤상현 당시 CJ대한통운 경영지원실장을 CJENM 커머스 부문 대표이사로 발탁했다. 허 대표는 일신상의 이유로 상근 고문으로 물러났다.
일단 올해 CJ그룹의 임원변동은 지주사 CJ가 조직개편을 실시하면서 나온 것이 전부다.
CJ는 최근 전략기획 조직과 사업관리팀을 포트폴리오매니지먼트1·2실(PM1·2실)으로 개편하고 재무전략실과 재무운영실을 재무실로 합쳤다.
계열사를 관리하는 조직을 통합해 지주사의 영향력이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직개편이 그룹 임원인사가 늦어지는 원인이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재계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지주회사 조직개편으로 계열사의 조직개편도 불가피할 것이다”며 “계열사 조직 개편에 맞춰 임원인사가 결정되지 않겠느냐”고 봤다.
CJ그룹 인사 발표가 늦어지는 것은 지난해와 대조적인 모습이다.
▲ CJ그룹은 올해 창립 70주년을 별도의 기념행사 없이 보냈다. 이재현 회장은 11월3일 손복남 CJ제일제당 고문 1주기 추모식을 연 뒤 주요 경영진을 소집해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를 가졌다. < CJ > |
CJ그룹은 지난해 예년보다 2개월 이른 10월 말에 임원인사를 발표했다.
CJENM 대표이사에
구창근 CJ올리브영 대표이사를 기용하고 빈 자리에는
이선정 경영리더를 내부 승진시켰다.
이 회장은 임원인사 인사발표 사흘만에 주요 경영진을 소집해 중기비전 실행전략을 빠르게 수립할 것을 주문한 바 있다.
확실한 것은 이 회장이 올해 실적부진을 심각하게 바라본다는 점이다.
이 회장은 11월 3일 CJ그룹 창립 70주년을 기념 행사를 치르지 않고 주요 경영진을 모아 ‘온리원 재건 전략회의’를 열었다.
이 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그룹의 성장이 정체된 상황에서 온리원 정신을 되새기는 책임감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며 반드시 해내겠다는 절실함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CJ그룹 관계자는 내부적으로도 인사발표 시기를 파악하기 어렵다며 말을 아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