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지난 2020년 9월23일 열린 '테슬라 배터리 데이'에 참가해 4680 배터리를 설명하고 있다. < Tesla > |
[비즈니스포스트] 테슬라가 사이버트럭 생산에 병목현상을 겪는 가운데 핵심 부품인 배터리의 공급 차질이 주 원인일 것이라는 로이터 보도가 나왔다.
테슬라가 자체개발해서 사이버트럭에 탑재하는 4680(지름 46㎜, 길이 80㎜) 원통형 배터리의 생산능력이 현재 필요한 양의 10% 수준이라는 추정치도 제시됐다.
21일(현지시각) 로이터는 ‘상황을 잘 아는 9명’의 발언을 인용해 “사이버트럭이 생산 병목 현상을 겪는 주 이유는 4680 배터리의 생산 속도 때문”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자체적으로 집계한 결과에 근거해 텍사스주 오스틴에 위치한 테슬라의 생산 설비에서 만들어지는 4680 배터리의 생산량을 추정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테슬라는 현재 연간 2만4천 대의 사이버트럭에 탑재할 수 있는 물량의 배터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10월18일 열린 3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사이버트럭의 목표 생산량은 연간 25만 대라고 말했다.
4680 배터리가 아직은 목표한 만큼의 생산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로이터는 “시제품을 만드는 작업은 쉽고 재미있지만 이후 제품을 대량 생산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마치 지옥과도 같다”라는 머스크 CEO의 과거 발언을 함께 전하며 4680 배터리를 양산하는 작업이 여의치 않음을 시사했다.
테슬라가 2017년경 중형 전기 세단인 ‘모델3’를 막 양산하기 시작했을 무렵에 나온 발언이다.
생산 속도가 목표치보다 늦어지는 이유로는 ‘건식 코팅’이라는 공정이 지목됐다. 전기차 배터리의 구성 요소 가운데 하나인 음극재를 건식 코팅하는데 어려움을 겪는다는 이유다.
전기차 배터리 기술 전문가인 가오 유안은 로이터를 통해 “전기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음극재에 건식 코팅을 하면서 대량생산을 성공했던 회사는 없었다”라며 “이를 상용화하려고 최초로 시도하는 회사가 테슬라”라고 설명했다.
다만 로이터에 제보한 9명 가운데 2명은 테슬라가 4680 배터리를 제조하는 과정에서 노하우를 쌓으면 생산 속도를 높일 수 있을 것으로 바라봤다. 이근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