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암코(연합자산관리)가 올해 들어 여러 부실기업들을 인수해 기업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정부와 정치권은 유암코를 지원할 수 있는 제도마련에 나서고 있어 유암코의 기업 구조조정 활동이 더욱 활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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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성규 유암코(연합자산관리) 사장. |
8일 업계에 따르면 유암코는 9월 안에 국제종합기계 인수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오리엔탈정공, 영광스텐, 넥스콘테크놀러지에 이어 네번째 구조조정 대상 기업 인수다.
아직 초기이지만 유암코의 기업 구조조정 활동이 빠르게 안착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는다. 유암코는 시장에 매물로 등장한 영화엔지니어링과 현대시멘트 인수후보로도 꼽힌다.
유암코는 지난해 말 부실채권 관리회사에서 기업 구조조정 전문회사로 역할을 확대했다. 유암코는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를 설립해 기업을 인수한 뒤 구조조정을 진행하는 방식으로 민간 주도의 기업 구조조정을 이끌게 됐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은 3월 시장친화적 기업 구조조정 활성화 간담회에서 유암코가 구조조정시장을 주도해 나갈 것을 당부했다. 임 위원장은 “유암코 구조조정은 기업 자율 구조조정과 채권단 또는 법원 주도 구조조정의 틈새를 메우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정부와 정치권에서 유암코를 지원하기 위한 방안 마련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채이배 국민의당 의원은 7일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를 상시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는 절반 이상의 자금을 부실기업에 투자하는 조건으로 만들 수 있는 투자기구로 2010년 6월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2013년 일몰을 한차례 연장해 올해 11월 만료를 앞두고 있다.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는 최초 2천억 원 규모로 출발했으나 올해 7월 말 기준 4조9207억 원 수준까지 확대됐다. 민간자금을 기업 구조조정에 활용하자는 취지에서 도입된 제도인데 기업 구조조정에 없어서 안 될 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유암코가 계속 기업구조조정 전문회사 역할을 확대해 가기 위해서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는 꼭 필요하다. 유암코가 투자를 진행하고 있는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 규모는 2조1490억 원으로 전체 약정액의 43.7%에 이른다. 이 때문에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 상시화가 이뤄지면 누구보다 유암코에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정부는 앞서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에 대한 증권거래세 면제 적용기한을 2018년 12월31일까지 연장하겠다는 내용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다. 이처럼 정부와 정치권의 지원을 받아 부실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유암코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기업재무안정 사모펀드 등을 통한 유암코의 재무적 능력은 높이 평가 받지만 구조조정 대상기업 인수 후 경영능력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최근에는 인수기업에 대한 낙하산 인사 논란도 제기됐다.
유암코는 7일 넥스콘테크놀로지 대표에 허세녕 전 KB데이타시스템 사장을 선임했다. 제조업 경험이 없는 시중은행 퇴직임원이 2차전지용 회로제조사 대표에 선임된 데 비판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유암코는 낙하산 인사논란을 일축했다. 유암코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충분히 검토를 해 진행한 사안”이라며 “지난해 말부터 투자를 진행한 20개 기업 중 금융권 출신 인사를 파견한 곳은 단 2곳 뿐”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디모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