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유상증자를 통해 아이패드에 탑재될 올레드 패널 라인 구축을 위한 투자금을 확보한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 사장은 유상증자로 확보한 자금으로 발빠르게 생산능력을 끌어올려 실적 회복 속도를 더욱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 사장이 실적 회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19일 LG디스플레이에 따르면 정 사장은 내년 상반기 탠덤 올레드 기술을 적용한 IT용 올레드 패널을 파주공장에서 양산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했다.
텐덤 올레드는 유기발광 소자의 효율을 개선해 휘도를 높이고 소비전력도 크게 줄인 제품이다.
LG디스플레이는 그동안 신규 IT용 올레드 패널 생산라인 설비투자의 마무리를 놓고 자금 확보 문제로 고민을 거듭해왔다.
고객사의 애플의 차세대 태블릿PC 아이패드와 맥북(노트북)에 패널을 납품하기 위해서 설비투자를 매듭지어야 했으나 실적 부진으로 투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다.
애플은 내년 아이패드와 맥북에 들어갈 올레드 패널 공급사로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에 물량을 할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빠르게 장비발주에 나선 반면 LG디스플레이에서는 투자금 문제로 머뭇거리는 신호가 나타났었다.
정철동 사장이 새로 최고경영자로 부임하면서 LG디스플레이가 경쟁사에 뒤쳐지지 않기 위해 투자금 확보를 위한 빠른 결단을 내린 것으로 분석된다.
LG디스플레이가 18일 이사회에서 1조35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결정한 것은 애플 공급망에서 주도권을 놓치지 않겠다는 의지에 따른 것으로 읽힌다.
LG디스플레이는 유상증자를 통해 확보한 자금 가운데 2350억 원가량을 IT용 올레드 설비투자에 투입할 계획을 세웠다.
해외매체 블룸버그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출시하는 아이패드에 처음으로 올레드를 적용하면서 정체된 태블릿PC사업의 경쟁력을 끌어올릴 것으로 파악된다.
올레드가 적용될 아이패드 프로는 11인치와 13인치로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모바일용 올레드 패널보다 가격이 3배 이상 높은 것으로 알려져 LG디스플레이의 수익성 개선에 보탬이 될 공산이 크다.
디스플레이업계에서는 아이패드에 올레드 디스플레이와 같은 새로운 하드웨어가 도입된다면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를 다시 불러일으키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철동 사장은 LG이노텍 사장으로 일하면서 이미 애플과 관계를 돈독히 다져놓은 만큼 IT용 올레드 사업에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애플의 아이패드에 탑재될 LG디스플레이의 탠덤 올레드 패널은 올레드 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을 채택했다. 발광층이 1개인 싱글 올레드 패널보다 휘도와 수명 등에서 월등히 뛰어나다.
정 사장은 이번 유상증자로 진행할 설비투자를 토대로 LG디스플레이의 기술경쟁력을 앞세워 수주물량을 확대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내년 '상저하고'의 실적 흐름을 나타내면서 연간 기준 영업흑자 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 IT용 올레드 설비투자가 완료되면 실적 회복이 더욱 가팔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경영진 변화로 자금확보 계획이 빠르게 추진된 것으로 추정된다”며 “유상증자에 따른 주가 하락은 나타나겠지만 자금확보로 추가적 실적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LG디스플레이는 내년 450만 대 이상의 전략고객의 올레드 태블릿PC 패널을 공급하면서 관련 공급망에서 55% 이상의 점유율이 가능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