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와 기업이 불확실한 경제상황을 감안해 저축을 크게 늘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국내 예금은행의 총예금잔액이 6월 말 기준으로 1200조9007억 원으로 집계됐다고 6일 밝혔다. 5월보다 20조 원이 늘었는데 예금잔액이 1200조 원대를 넘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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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은 국내 예금은행의 총 예금잔액이 6월 말 기준으로 1200조9007억 원으로 나타났다고 6일 밝혔다. |
예금잔액을 종류별로 살펴보면 저축성 예금이 1033조461억 원으로 5월보다 14조4328억 원 늘었다. 요구불예금은 167조8546억 원으로 5월보다 5조5974억 원 증가했다.
경제주체별로 살펴보면 가계예금은 573조2695억 원으로 5월보다 3조8042억 원 증가했고 기업예금은 357조8257억 원으로 5월보다 16조9524억 원이 늘었다.
저금리에도 불구하고 저축이 늘어난 것은 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경제주체들이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안전한 은행으로 몰린 것으로 풀이된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가계는 미래 소득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면 예비적인 목적으로 저축을 하게 된다”며 “기업은 신규채용보다 기존 근로자의 초과근로를 선호하고 임금인상보다는 내부유보를확대하며 투자를 미루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저축증가가 경제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저축이 늘고 가계부채가 급증하고 있지만 부채를 갚거나 쌓아두기만 하면서 실물경제에서 순환되지 못하고 금융권과 부동산 등에 머물고 있다는 것이다.
수출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기업의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소비도 줄어들 경우 경제가 장기불황에 빠질 수 있다는 진단도 제기된다.
임 연구위원은 “이런 문제점은 불확실성이 증대된 상황에서 재정정책 및 통화정책만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며 “장기적 관점에서 미시정책들을 세밀히 조정해 구조적 리스크들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최석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