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반도체 전쟁'에 삼성전자 반사이익, 인텔 제치고 TSMC 대안으로 주목

▲ 삼성전자가 TSMC를 대체할 수 있는 파운드리 업체로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경쟁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삼성전자 반도체 파운드리 생산공정에 쓰이는 웨이퍼 이미지. <삼성전자>

[비즈니스포스트] 미국과 중국이 벌이고 있는 ‘반도체 전쟁’이 첨예한 양상을 띨수록 삼성전자를 비롯한 여러 반도체기업이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씨티그룹의 분석이 나왔다.

삼성전자는 특히 대만에 대부분의 반도체공장을 운영하는 TSMC를 대체할 만한 2차 공급처로써 인텔보다 우수한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주목받고 있다.

5일 투자전문지 배런스에 따르면 씨티그룹은 보고서를 내고 “미국과 중국 사이 반도체 기술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며 반도체 업계에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고 분석했다.

씨티그룹은 이러한 상황이 엔비디아와 같은 기업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는 반면 삼성전자를 비롯한 일부 기업은 반사이익을 보기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전망했다.

반도체가 국가 안보에 핵심이라는 인식이 전 세계적으로 퍼지기 시작하며 미국과 중국은 물론 유럽 등 국가에서도 이와 관련한 투자 규모를 확대하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과 유럽 국가 정부 차원에서 반도체 공급망 강화를 위해 들이는 투자 금액만 1천억 달러(약 131조 원)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네덜란드 ASML과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 등 주요 반도체 장비기업이 각국 정부의 투자 확대 기조에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다.

씨티그룹은 대만과 관련한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TSMC에 역풍을 일으키고 있지만 TSMC는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으로 흔들리지 않는 입지를 지켜낼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삼성전자와 글로벌파운드리는 대만 이외 지역에서 파운드리 공장을 운영하고 있어 TSMC를 대체할 만한 2차 공급사로 반사이익을 볼 가능성이 제시됐다.

삼성전자는 특히 TSMC를 제외하면 7나노 미만의 첨단 미세공정 반도체를 고객사에 위탁생산해 공급할 수 있는 유일한 기업으로 중요성이 훨씬 크다.

인텔 역시 미국과 유럽에 공장을 신설하고 파운드리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며 글로벌 주요 고객사에 미세공정 반도체를 공급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그러나 씨티그룹은 “인텔은 파운드리 사업에 강한 야심을 보이고 있지만 아직 경쟁력 있는 업체로 도약할 수 있을지 증명되지 않았다”며 “TSMC와 비교해 기술력도 크게 뒤처진다”고 지적했다.

배런스는 “인텔이 TSMC와 삼성전자에 맞서 파운드리 사업을 키우고 있지만 전문 분석가들은 경험 부족과 사업 규모 등 여러 측면을 이유로 들어 비관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고 보도했다.

삼성전자가 당분간 TSMC를 대체할 수 있는 유일한 파운드리 업체로 자리잡아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전쟁에 반사이익을 기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씨티그룹은 인텔 목표주가를 34달러로 제시했다. 4일 미국증시에서 인텔 주가는 42.35달러로 장을 마쳤는데 앞으로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에 힘을 실은 셈이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