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리오', '원피스' 이어 '고지라'도 흥행 조짐, 일본 IP 글로벌 진출 속도 낸다

▲ 일본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미국을 비롯한 전 세계에서 흥행하는 사례가 다수 나타나고 있다. 일본 토호의 '고지라 마이너스 원' 영화 공식 이미지. <토호>

[비즈니스포스트] ‘슈퍼마리오’ 영화와 넷플릭스 시리즈 ‘원피스’, ‘고지라 마이너스 원’ 등 일본 지식재산(IP)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가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시장에서 흥행하고 있다.

일본 콘텐츠 제작사들은 이를 계기로 세계 진출에 속도를 내며 일본 내수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블룸버그는 4일 “점점 더 많은 일본 콘텐츠기업이 글로벌 시장 공략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며 “역사상 가장 큰 기회가 다가오고 있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콘텐츠 제작사들은 그동안 넷플릭스 등 글로벌 플랫폼을 활용한 세계 시장 진출에 다소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 왔다.

내수시장의 강력한 콘텐츠 수요로 해외 진출 필요성이 낮았던 데다 미국과 같은 주요 국가에서 큰 흥행을 기록한 영상물이 등장한 사례도 드물었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포켓몬스터와 드래곤볼 시리즈가 미국에서 한때 일본 애니메이션 열풍을 일으켰지만 그 이후 이와 견줄 만한 성공을 거둔 콘텐츠는 찾아보기 어려웠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슈퍼마리오 브라더스와 넷플릭스의 원피스 드라마 시리즈가 예상 밖의 성공을 거두면서 일본 제작사들이 글로벌 시장을 바라보는 시선도 바뀌고 있다.

상반기 개봉한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영화는 전 세계에서 14억 달러(약 1조8천억 원) 가까운 매출을 거두며 올해 글로벌 박스오피스 2위를 기록하고 있다.

넷플릭스가 제작한 원피스 드라마는 공개 직후 전 세계 84개 국가에서 시청시간 1위를 기록한 것으로 집계되며 일본 만화 기반 IP(지식재산)의 경쟁력을 증명했다.

블룸버그는 최근 개봉한 고지라 마이너스 원 영화가 미국에서 2천 개 이상의 상영관을 확보하고 첫 주말에만 1100만 달러(약 144억 원) 가까운 매출을 올렸다는 점에도 주목했다.

이전작인 ‘신 고지라’의 약 4배에 이르는 상영관을 확보했고 이미 5배가 넘는 박스오피스 매출을 거뒀기 때문이다.

블룸버그는 “고지라 마이너스 원은 일본 실사영화 가운데 미국에서 가장 흥행한 작품 가운데 하나로 기록됐다”며 “연말 성수기에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마리오', '원피스' 이어 '고지라'도 흥행 조짐, 일본 IP 글로벌 진출 속도 낸다

▲ 일루미네이션과 닌텐도의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영화 포스터 이미지. <닌텐도>

마리오와 원피스, 고지라 등 일본의 유명 IP는 모두 최소 수십 년 전부터 현지에서 인기를 끌던 게임과 만화, 영화 등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IP를 활용한 영상물의 잇따른 흥행은 일본 콘텐츠 제작사들이 자국의 IP 경쟁력을 더욱 높이 평가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확대하는 계기로 작용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일본 제작사들은 역사상 가장 중요한 해외 진출 기회가 열리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일본 고령화로 소비층을 다양화할 필요성이 높아진 점도 원인”이라고 바라봤다.

일본 IP 기반 콘텐츠가 미국을 비롯한 여러 국가에서 인기를 높이게 된 배경은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 덕분이라는 해석도 이어졌다.

세계 여러 국가 이용자들이 일본 애니메이션 등에 접근하는 경로가 쉬워진 만큼 일본 IP 기반 콘텐츠의 잠재 소비층도 그만큼 넓어졌다는 것이다.

일본 거대 콘텐츠기업 가도카와는 블룸버그를 통해 올해 일본 외 시장의 매출 비중이 약 20%로 지난해 13%와 비교해 크게 늘어났다고 전했다.

나츠노 타케시 가도카와 사장은 “앞으로 2년 안에 해외시장의 매출 비중은 30%까지 높아질 수 있을 것”이라며 “애니메이션을 비롯한 콘텐츠 제작 수를 늘리겠다”고 말했다.

넷플릭스의 일반적인 시스템과 달리 일본 콘텐츠 제작사들은 플랫폼 기업이나 해외 업체가 콘텐츠 제작에 주도권을 확보하는 일을 선호하지 않는다는 점이 특징으로 꼽힌다.

미국 콘텐츠 제작사 일루미네이션과 슈퍼마리오 IP를 보유한 닌텐도가 슈퍼마리오 브라더스 영화를 공동으로 제작했다는 점이 대표적 사례로 제시됐다.

블룸버그는 “가도카와를 비롯한 일본 제작사들은 넷플릭스만을 위한 작업을 꺼리지만 자사 작품을 라이선스 형태로 제공하는 데는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글로벌 진출을 위한 노력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