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와 애플이 새 프리미엄 스마트폰 ‘V20’과 ‘아이폰7’ 출시를 눈 앞에 두고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리콜이 결정돼 앞으로 얼마나 수혜를 입을지 주목된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7의 본격적인 글로벌 판매가 적어도 10월까지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LG전자와 애플이 프리미엄 스마트폰 잠재수요를 대거 빼앗아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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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팀 쿡 애플 CEO(왼쪽)와 조준호 LG전자 MC사업본부 사장. |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5일 “삼성전자의 리콜 결정으로 갤럭시노트7의 올해 판매량은 예상보다 300만 대 정도 줄어들 것”이라며 “최악의 경우 예상됐던 1200만 대를 모두 판매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는 전 세계 소비자들에 판매된 갤럭시노트7 100만 대 이상을 모두 신제품으로 교환하고 유통망에 공급된 나머지 물량도 모두 수거해 점검한 뒤 판매를 시작하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영국과 호주 등에 9월 초 예정됐던 갤럭시노트7 출시를 10월로 늦췄다. 하지만 초기 생산물량이 대부분 기존 소비자들에 대한 교체물량에 할당되고 배터리 공급사 교체 등으로 부품수급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있어 본격 판매가 언제 재개될지 불투명하다.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하드웨어 완성도를 장점으로 내세웠는데 배터리 결함으로 소비자의 신뢰에 타격을 입어 프리미엄 스마트폰 잠재수요가 LG전자와 애플 등 경쟁사가 출시를 앞둔 새 스마트폰으로 이동할 가능성도 있다.
이승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유례없는 부품 결함에 따른 브랜드 이미지 훼손으로 갤럭시노트7의 판매량은 기대에 크게 못 미칠 것”이라며 “애플 아이폰7 등이 반사이익을 입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성전자는 새 아이폰 출시보다 갤럭시노트7을 먼저 내놓고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를 극대화하는 전략을 썼다. 이렇게 조기에 출시를 하게 되면 미국 이동통신사들이 가입자 유치를 위한 보조금과 사은품 경쟁을 갤럭시노트7에 집중하게 돼 삼성전자는 마케팅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아도 아이폰에 가격경쟁력을 갖추는 효과를 볼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갤럭시노트7 판매가 잠정중단되며 미국 이통사들이 마케팅을 V20 또는 아이폰7 등 경쟁사 제품에 집중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LG전자는 V20을 6일, 애플은 아이폰7을 7일 미국에서 각각 공개한다. 갤럭시노트7이 본격 판매를 재개하기 전 이 업체가 수백만 대에 이르는 잠재수요를 빼앗아올 시간이 충분한 셈이다.
시장조사기관 CCS인사이츠는 “삼성전자의 판매중단 시기가 아이폰 신제품 출시와 맞물려 애플이 큰 기회를 맞게 됐다”며 “삼성전자가 다시 갤럭시노트7 재고를 충분히 확보하려면 오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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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
LG전자 V20 역시 출시를 이전작보다 한달 앞당긴 효과로 갤럭시노트7 판매가 중단된 사이 안드로이드 프리미엄 스마트폰 수요를 대거 확보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
V20은 전면과 후면에 모두 듀얼카메라를 적용하고 고품질 음향기능을 탑재해 갤럭시노트7과 차별화한 제품이다. 가격은 갤럭시노트7보다 200달러 낮은 650달러 정도로 예상된다.
버라이즌과 티모바일 등 미국 이통사들은 소비자들에게 갤럭시노트7을 신제품으로 교환해주는 대신 자체적으로 구매금액을 모두 환불해주는 정책을 발표했는데 기존 갤럭시노트7 구매자도 환불을 받은 뒤 경쟁사 스마트폰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다.
CCS인사이츠는 “애플이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에 대응해 신제품 물량공급에 속도를 낸다면 적어도 수백만 대의 아이폰 신제품을 더 판매할 수 있는 효과를 볼 것”이라고 분석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