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전 세계적으로 전기차 배터리 평균 가격이 예상보다 빠른 속도로 떨어지고 있다는 증권사 골드만삭스의 분석이 나왔다. 원재료 단가 하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리튬과 니켈, 코발트 등 주요 금속소재 원가가 낮아지고 전기차 수요는 본격적으로 늘어나면서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한국 배터리3사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 전기차 배터리에 쓰이는 금속 소재의 가격 하락이 생산 원가 감소에 기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SK온의 전기차 배터리셀 참고용 이미지. < SK온 > |
21일 친환경에너지 전문지 일렉트렉에 따르면 골드만삭스는 보고서를 내고 2025년 전기차 배터리 가격이 KWh(킬로와트시)당 평균 99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2022년 평균 단가와 비교하면 약 40% 하락하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당초 배터리 가격이 KWh당 99달러로 떨어지는 시기가 더 늦을 것이라고 예측했는데 이번 보고서에서 예상 시점을 앞당겨 내놓았다.
2030년까지 전기차 배터리 가격 하락폭은 연평균 11%에 이를 것으로 예상됐다.
골드만삭스는 배터리 단가가 이처럼 빠르게 떨어지고 있는 원인으로 리튬과 코발트, 니켈 등 금속 소재의 가격 하락을 꼽았다.
전기차 배터리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소재 단가가 낮아지면서 가격 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는 이러한 단가 하락이 결국 전기차의 평균 가격 인하로 이어져 소비자 수요를 자극하며 전기차 대중화를 앞당기는 중요한 동력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러한 예측이 현실화된다면 LG에너지솔루션과 SK온, 삼성SDI 등 세계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는 한국 배터리업체들이 수혜를 볼 공산이 크다.
한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들은 금속 소재 원가가 상대적으로 높은 삼원계(NCM) 배터리를 주로 생산하고 있다. 중국 경쟁사들의 LFP(리튬인산철) 배터리와 차별화된다.
삼원계 배터리는 일반적으로 주행거리와 무게 등 측면에 장점이 있지만 금속 소재의 단가가 비싸 가격 경쟁에서 중국산 배터리에 밀릴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골드만삭스의 전망대로 삼원계 배터리에 쓰이는 니켈과 코발트 등의 가격이 떨어진다면 중국 전기차 배터리업체보다 상대적으로 생산 원가 절감에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전기차 평균 가격 하락으로 시장 확대가 가속화되는 점도 한국 배터리 3사의 성장세에 힘을 보탤 공산이 크다.
일렉트렉은 “앞으로 수 년 동안 자동차업계에 흥미로운 변화가 예상된다”며 배터리 가격 하락세가 빨라져 새로운 ‘전기차 혁명’을 이끌 잠재력이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