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현대상선이 분주해지고 있다.
물류대란 등 후폭풍이 현실화하고 있어 현대상선도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이 현대상선 새 CEO로 내정됐는데 어깨가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
|
|
▲ 유창근 현대상선 신임 CEO 내정자. |
2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에 대한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가 개시되면서 운송차질과 운임급등 등 여파가 계속 이어지고 있다.
한진해운은 세계 각지에서 선박 30척이 압류당해 입출항이 금지됐고 해운동맹인 ‘CKYHE’에서도 사실상 퇴출됐다.
한진해운 법정관리 신청 직후 아시아~미주항로 운임은 12미터 길이 컨테이너 1개당 약 1700달러로 신청 직전 대비 47.8%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도 해운‧물류업계와 함께 대책마련에 나섰다.
해양수산부는 김영석 장관 주재로 2일 한진해운 사태와 관련한 관계자 회의를 열었다. 현대상선을 비롯해 CJ대한통운, 현대글로비스, 범한판토스, 삼성SDS, 한익스프레스, 한국국제물류협회 관계자와 선주협회 등 12개 연근해선사 관계자가 회의에 참석했다.
발등에 불이 떨어진 곳은 현대상선이다.
국적 해운사 1위인 한진해운을 대신해 물류대란 등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역할을 맡게 됐다. 현대상선은 8일부터 한진해운이 독자운항해온 아시아-미주 서남부 노선에 4천 TEU급 선박 4척을 시작으로 유럽노선에도 6천 TEU급 선박 6척을 긴급 투입하는 등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비상상황실을 긴급 가동하는 것 외에 한진해운의 핵심자산을 인수하는 방안 등을 검토하기 위한 태스크포스가 꾸려졌다. 현대상선은 채권단으로부터 신규자금을 지원받을 가능성도 나온다.
현대상선 경영정상화는 물론이고 해운업 위기극복을 이끌 수장도 정해졌다.
KDB산업은행은 2일 현대상선 경영진추천위원회로부터 추천받은 3명의 후보자 가운데 유창근 인천항만공사 사장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유창근 신임 CEO는 5일 이사회를 거쳐 정식 선임될 것으로 보인다.
유 내정자는 현대상선맨이다.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6년 현대상선에 입사했다. 컨테이너 사업본부장, 해영선박 대표이사를 거쳐 2012년부터 2년 동안 현대상선 대표이사로 일했다. 인천항만공사 사장으로 자리를 옮겨 임기 13개월을 남겨두고 있는데 현대상선을 떠난 지 2년 만에 복귀하는 셈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유 CEO 내정자는 해운업에 대한 폭넓은 이해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컨테이너 분야의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 내정자는 해운물류 전문가로 통하며 국내 해운산업을 위기에서 건져낼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상선 수장 선임을 앞두고 외국인 CEO 영입 가능성도 제기됐으나 양대 국적 해운사 모두 경영위기에 빠지면서 국익을 우선시할 수 있는 한국인으로 결론이 난 것으로 보인다.
유 내정자는 불과 2년 전 현대상선의 대표이사로 재직했던 만큼 경영위기를 부른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한 면도 있어 어깨가 더욱 무거울 수밖에 없다.
현대상선 주가는 2일 전일보다 3.17% 오른 9440원에 장을 마감했다. 8월31일 상한가를 기록한 뒤 1일 차익실현 매물이 나와 조정을 받았으나 다시 오름세로 돌아섰다. 한진해운 법정관리에 따른 반사이익을 볼 것이라는 기대가 작용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