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가 16일 금융당국과 간담회를 앞두고 긴장하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4대 금융지주가 정부와 금융당국이 은행권을 향한 상생금융 압박 강도를 연일 높이면서 과제 우선순위에 상생금융을 두고 있다.
4대 금융지주가 상생금융 실천에 혈안이 될수록 이들이 거둬들이는 이익 규모가 줄어들고 주주에게 돌아가는 배당 규모 등도 줄어드는 만큼 투자자들도 금융지주의 상생금융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금융지주 등 4대 금융지주는 16일
김주현 금융위원장,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간담회를 진행한다.
금융당국과 간담회가 윤석열 대통령이 최근 은행권을 향해 ‘종노릇’, ‘갑질’ 등 강도 높은 발언을 쏟아낸 뒤 급작스럽게 마련됐다는 점에 비춰볼 때 상생금융 방안 중심의 논의가 오갈 것으로 금융권은 보고 있다.
특히 4대 금융지주가 간담회를 계기로 정부와 금융당국의 눈높이에 맞춰 상생금융 규모를 기존보다 더욱 키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하나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금융당국과 간담회 일정이 잡히자마자 각각 1천억 원 규모의 상생금융 방안을 선제적으로 발표했는데 금융당국은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을 보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7일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방문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은행권 상생금융 방안에 대해 “정말 이 정도면 최대로 좋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말했다.
정부와 금융당국의 은행권 압박에 마음이 불편한 것은 4대 금융지주 주주들도 마찬가지일 것으로 보인다.
▲ 7일 오후 김주현 금융위원장이 서울 강남구 서울금융복지상담센터 청년동행센터 건물에서 현장 점검 일정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정부와 금융당국이 4대 금융지주가 고금리 시대 막대한 이자 이익을 거뒀다는 데 비난의 화살을 겨누고 있다는 점에서 이자 이익 전부를 내놔야지만 ‘은행 때리기’가 멈출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을 비롯한 기업이 많은 이익을 낼수록 주주들에게 돌아가는 배당 등 몫도 커지는 만큼 주주들로서는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이 달갑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당장 유튜브에 올라온 윤석열 대통령의 ‘은행 때리기’ 관련 뉴스에 달린 댓글만 봐도 정부의 상생금융 압박에 불만을 드러내는 주주가 적지 않다.
금융지주 주주로 추정되는 한 누리꾼은 “삼성이 서민한테 핸드폰 팔아서 이익 많이 냈다고 뭐라 하는 것 봤냐”는 글을 남겼다. 다른 누리꾼은 “은행이 잘 되면 배당을 해야지 왜 세금을 내냐”는 내용의 댓글을 달았다.
4대 금융지주는 모두 주주환원 강화에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올해 전체 배당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줄어들 수도 있어 보인다.
정부의 상생금융 기조에 발을 맞춰야 하는 데다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연체율 상승 등 자산 건전성 악화 등을 반영해 금융당국이 충당금을 충분히 쌓으라고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4대 금융지주는 모두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있는데 올해 상반기에는 모두 1조4154억 원을 현금 배당했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22.3% 증가한 것인 데다 역대 최대 수준이다. 차화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