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카드업계에 ESG(환경·사회·지배구조)흐름을 따라 카드 플레이트에 친환경 소재를 도입하는 방안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다만 수수료 인하 등으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가운데 또 다른 비용 부담이 될 수 있고 모바일카드 등 대안이 있다는 점에서 카드사들은 친환경소재 카드 확산 전략 채택의 실익을 고민하고 있다. 
 
ESG 기조에 친환경 카드 요구 확산, 비용부담·모바일 전환 카드사 실익 저울질

▲ 카드업계에 ESG흐름이 커지면서 친환경소재를 사용한 카드 플레이트 도입 요구도 커지고 있다. <여신금융협회>


13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플라스틱 카드 플레이트가 환경오염 문제를 일으킨다는 지적에 친환경소재 카드에 대한 요구는 점차 커지고 있는 분위기다.

최근 BC카드는 환경부와 손잡고 재생플라스틱이 50% 이상 함유된 친환경소재를 적용한 ‘어디로든 그린카드’를 출시했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 등도 일부 카드를 친환경소재로 카드를 발급해왔다. 

신한카드는 2021년부터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한 친환경소재 카드를 도입해 2022년 말 기준 9개 카드에 적용하고 있다. KB국민카드는 2022년부터 업계 최초로 환경부 인증을 받은 합성수지 재활용 소재로 ‘위시에코(WE:SH Eco)’형 카드를 제작했다.

카드사들은 ESG경영의 일환으로 카드 플레이트에 친환경소재를 도입하기 시작했으나 카드 플레이트의 환경오염 문제가 부각되면서 이는 점차 글로벌 스탠다드로 자리 잡는 추세다.

국제브랜드 마스터카드는 카드 한 장당 약 5g의 플라스틱이 사용된다며 ‘지속가능한 카드 프로그램'에 따라 2028년부터 친환경소재로만 카드를 발급하기로 했다.

국내에서도 최근 늘어나고 있는 휴면카드가 환경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에 친환경 소재 도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다만 카드업계에서는 친환경소재 카드 요구가 본격화되는 흐름에도 현재로서는 비용 측면에서 부담이 있다는 시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초기 단계이지만 앞으로는 전체적으로 (친환경소재를) 적용하는 추세로 나갈 것이다”며 “당장 모든 카드를 친환경 카드로 바꾼다는 건 비용 등 여러 측면에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친환경소재로 카드를 발급하면 일반 플라스틱 카드보다 2배가량 비용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ESG 기조에 친환경 카드 요구 확산, 비용부담·모바일 전환 카드사 실익 저울질

▲ 사진은 신한카드의 2022년 재활용 플레이트 카드 발급 수. <신한카드 지속가능경영보고서 갈무리>

카드업계는 수수료 인하와 조달금리 인상이라는 이중고를 겪으며 수익성이 악화된 가운데 최근에는 상생금융 압박도 받고 있다. 여기에 친환경소재 카드까지 전체적으로 도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친환경적 카드 발급’을 위한 방법에 모바일카드라는 대안이 있다는 점도 친환경소재 카드의 확산을 늦추는 요인으로 꼽힌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대부분 실물카드를 받아도 간편결제(페이)에 등록해 모바일카드로 사용하는 추세다”며 “간편결제가 보편화된 만큼 친환경소재 카드의 영향이 크지 않을 것이다”고 말했다.

실제로 플라스틱 카드 플레이트 절감을 추진하고 있는 카드사들도 각기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신한카드는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폐플라스틱 재활용 플레이트 카드 발급 수를 제시하며 친환경소재 카드 발급 확대에 나서고 있다.

반면 KB국민카드는 KB금융그룹의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통해 플라스틱 카드 사용 절감 방안으로 모바일카드 발급을 앞세우고 있다. KB국민카드는 KB페이 기반 결제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으며 2022년 12월 말 기준 약 80여 종의 카드를 모바일 카드로 출시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