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웨이 '7나노 스마트폰'에 한국산 부품 비중 높아져, 삼성전자 반도체 포함

▲ 중국 화웨이 신형 스마트폰에 한국산 부품 단가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화웨이 메이트60프로 내부 부품 이미지. <화웨이>

[비즈니스포스트] 중국 화웨이가 설계하고 SMIC에서 생산된 7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탑재한 5G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에 한국산 부품 원가 비중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반도체가 일본 소니의 제품을 대체한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13일 전문기관과 협력해 화웨이 메이트60프로 스마트폰을 분해한 뒤 주요 부품의 원산지와 가격, 국가별 비중 등을 조사한 결과를 전했다.

메이트60프로는 8월 중국에서 출시된 고사양 스마트폰이다. 최초로 화웨이가 설계하고 SMIC에서 생산한 7나노 미세공정 반도체가 탑재된 제품으로 전 세계에서 주목을 받았다.

미국 정부의 규제로 미세공정 반도체 생산 기술과 장비를 확보할 수 없게 된 중국 파운드리업체 SMIC가 기술적 한계를 뛰어넘었다는 의미기 때문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화웨이 스마트폰을 분해해 보니 중국이 매우 빠른 기술 발전을 이뤄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메이트60프로의 전체 부품 원가는 422달러(약 56만 원)으로 추정됐다. 금액 기준으로 보면 중국 업체에서 개발하고 생산한 부품의 비중이 47%로 가장 많았다.

미국의 규제가 강화되기 전 출시된 메이트40프로에서 중국산 부품의 비중은 18%에 불과했는데 절반 가까운 수준으로 늘어난 셈이다.

닛케이아시아는 화웨이가 스마트폰용 올레드패널 공급사를 LG디스플레이에서 중국 BOE로 교체한 점이 이러한 변화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바라봤다.

이외에 스마트폰용 터치패널 부품이 미국 시냅틱스에서 중국업체 제품으로, 프로세서 위탁생산 업체가 대만 TSMC에서 SMIC로 바뀌며 중국산 부품 비중 상승에 기여했다.

SMIC가 위탁생산한 화웨이 7나노 프로세서는 EUV(극자외선) 등 첨단 장비가 필요한 공정 대신 구형 장비를 활용할 수 있는 방식을 통해 생산된 것으로 파악됐다.

애플 아이폰에 처음 7나노 미세공정 반도체가 적용된 것은 2018년이다. 중국의 기술력이 약 7년 정도 뒤처지고 있다는 의미다.

그러나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이 7년 만에 기술 격차를 따라잡았다는 것은 상당히 놀라운 일로 볼 수 있다는 전문가의 분석을 전했다.

메이트60프로에 탑재되는 한국산 부품의 비중 역시 이전작과 비교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0년 출시된 메이트40프로에서 한국산 부품 비중은 단가 기준 31%였는데 이번 제품에는 36%로 증가했다.

닛케이아시아에 따르면 이전 제품에 탑재되던 소니의 카메라용 이미지센서 대신 삼성전자의 이미지센서 반도체가 적용되면서 한국 부품의 비중 상승에 기여했다.

반면 일본산 부품 비중은 19%에서 1% 수준으로 낮아졌다. 화웨이가 일본 부품 협력사와 거래를 사실상 끊은 반면 한국에는 여전히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의미다.

닛케이아시아는 “중국 내수기업들이 미국의 규제 이후 반사이익을 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메이트60프로의 중국산 부품 원가는 모두 198달러(약 26만 원)에 이른다고 전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