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조선업의 불황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매출은 줄어들지만 내실있는 회사로 변신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1일 “현대중공업의 매출은 줄어들 것이 불가피하지만 안정적 영업실적과 재무구조는 재평가 받아야 한다”며 “현대중공업은 앞선 구조조정과 원가구조 개선을 통해 불황을 가장 오래 버틸 수 있는 조선사”라고 평가했다.

  "현대중공업 불황에 대응하며 내실있는 회사로 변신"  
▲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
현대중공업이 3분기 매출 9조7305억 원, 영업이익 3490억 원을 낼 것으로 추정됐다. 지난해 3분기에 비해 매출은 10.9% 줄지만 흑자전환에 성공하는 것이다. 이렇게 되면 올해 들어 계속 흑자행진을 하게 된다.

김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은 조선과 엔진부문의 호실적과 비조선 제조부문의 흑자기조가 유지되면서 자회사 현대오일뱅크의 수익감소를 상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이 보유한 현금과 현금성 자산은 2분기 말 기준 4조3900억 원으로 1년 전보다 67.1%나 늘어났고 부채비율도 182.3%로 1년 전보다 39.9%가 낮아졌다.

김 연구원은 “불황이 장기화할수록 국내 조선업체 가운데 가장 좋은 재무구조를 보유한 현대중공업의 기초체력이 부각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완전한 경영정상화를 하려면 수주재개와 자원 재분배를 위한 노사합의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현대중공업은 글로벌 조선업황의 침체로 올해 9척의 선박만 수주했다. 1~7월까지 누적 수주금액도 12억 달러(1조3천억 원)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71%나 줄었다.

김 연구원은 “현대중공업 9개 사업부문(조선,해양,플랜트,전기전자,건설장비,엔진기계,그린에너지,금융,정유)의 합리적 자원 재분배를 위해서 사업구조재편을 해야 한다”며 “이를 위한 노사합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연구원은 “현대중공업이 주력사업에 핵심역량을 집중하고 불황극복의 의지를 노사가 공유한다면 기업가치는 14조7천억 원까지 높아질 것”이라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이승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