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이 합병법인 출범 1주년을 맞아 신발끈을 고쳐매고 있다.

삼성물산은 조직개편을 통한 실적 정상화를 꾀하고 있는데 지배구조 개편과 자회사 기업가치에 대한 기대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통합 삼성물산 1년, 건설부문 구조조정 효과 거둘까  
▲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삼성물산은 1일 합병 1주년을 맞았다.

삼성물산은 이날 주택사업부와 하이테크사업본부를 각각 팀으로 축소하고 설비, 지원 등 기능별로 합치는 내용의 조직개편을 실시했다.

삼성물산은 건설부문이 전체 영업이익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건설부문 실적 정상화가 삼성물산 전체실적을 좌우하는 셈이다.

삼성물산이 건설부문 일부 조직개편을 실시하는 것도 이런 맥락으로 보인다. 특히 주택사업본부가 팀으로 축소되는 점이 눈에 띈다.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주택사업에서 신규수주에 나서지 않는 등 주택사업 철수설이 끊이지 않았다. 주택사업본부는 2014년 12월 빌딩사업부로 흡수 통합됐으며 이번에 2년여 만에 팀으로 축소됐다.

그러나 이번 조직개편으로 주택사업 지속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확인된 셈이다. 최근 서울 강남구 개포동 재건축에서 흥행하는 등 ‘래미안’ 브랜드 가치가 유효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삼성물산은 합병 이후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조직과 인력 구조조정이 대대적으로 추진됐다. 1년간 3차례에 걸친 희망퇴직 등을 통해 삼성물산을 떠난 인원만 1천 명가량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은 그동안 사업재편 가능성을 놓고 여러 말들이 끊임없이 나돌았다. 주택사업 철수설 외에도 플랜트부문의 삼성엔지니어링 합병 추진설 등이 계속 나왔다. 지난해 3분기부터 해외 프로젝트의 대규모 손실이 반영돼 적자행진이 이어졌 때문이다.

하지만 2분기에 건설부문이 합병 이후 처음으로 영업이익 1180억 원을 내면서 삼성물산이 3분기부터 건설부문을 중심으로 실적 정상화에 매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김동양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합병 후 3분기 연속으로 추가적  원가반영과 구조조정을 거쳐 올해 2분기부터 정상화하기 시작했다"며 "수주확대와 부실 선반영으로 앞으로 분기별 1천억 원대의 영업이익이 유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합 삼성물산 1년, 건설부문 구조조정 효과 거둘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통합 삼성물산 출범 이후 실적에서는 그다지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지만 삼성물산을 통해 삼성그룹에 대한 이재용 부회장의 지배력은 높아졌다. 이 부회장은 6월 말 기준으로 통합 삼성물산 지분 17.08%를 보유해 개인 최대주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앞으로 삼성그룹 전반에 대한 이 부회장의 지배력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추진될 지배구조 개편에서도 삼성물산은 중심적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증권가에서 삼성전자와 삼성물산을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각각 분할한 뒤 투자회사를 합병해 지주회사로 만들 것이라는 시나리오가 나왔다.

삼성물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에 따른 기업가치가 오를 것이라는 기대도 받고 있다. 또 삼성SDS 물류부문을 자회사로 삼아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