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MM 노조 “매각 졸속으로 이뤄져, 잔여 전환사채 처리방안 밝혀야"

▲ 9일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DB산업은행 본점에서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와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이 기자회견을 가지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HMM 노동조합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경영권 매각에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민주노총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 HMM지부와 HMM해원연합노동조합은 9일 오전 11시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KDB산업은행 본점 입구에서 기자회견을 가지고 “HMM 경영권 매각작업이 졸속으로 이뤄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글로벌 해운업계가 몸집 불리기 등으로 출혈경쟁이 예상되고 있다”며 “HMM이 보유한 현금자산 14조 원을 투자로 활용해야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HMM 경영권 매각 예비입찰에 응한 하림그룹, LX그룹, 동원그룹 등 3개 그룹사의 현금성자산이 예상 매각가격에 비해 부족한 점도 지적했다. 매각 대상 HMM 지분의 단순가치는 9일 종가기준 6조5천억 원이 넘는다.

노조는 “현금성자산이 부족한 인수기업이 향후 HMM의 보유 현금을 활용해 인수자금 지출을 메꾼다면 HMM이 경쟁력을 잃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해양진흥공사가 보유한 약 1조7천억 원 규모의 전환사채(CB)도 지배구조의 불안 요소로 봤다.

노조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매각 이후에 보유한 전환사채를 주식으로 바꾼다면 정부 지분이 다시 32.8%로 높아진다"며 "여기에 신용보증기금, 국민연금의 지분을 합친다면 정부가 또다시 대주주로서 입김을 미칠 것이다”고 봤다.

이어 “현대글로비스, 포스코 등 대기업이 HMM 경영권 매각에 입찰하지 않는 배경이 여기에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에 향후 전환사채 처리 방안에 대한 정확한 입장을 내놓으라고 요구했다.

매각 측이 논의없이 매각을 결정했다며 고용안정을 요구하기도 했다.

노조는 “HMM이 힘들고 어려운 시절을 겪을때부터 사업장을 지키던 노동자들이 있다”며 “HMM의 정상화를 위해 꿋꿋이 버텼던 노동자들의 고용안정에 대한 내용은 단 한번도 언급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노조는 강석훈 KBD산업은행 회장과 김양수 해양진흥공사 사장에 면담을 요구할 계획을 세웠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