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의 법정관리가 대한항공과 한진칼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됐다.
조양호 회장 등 한진그룹 경영진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도 나온다.
31일 증권업계는 산업은행이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지원부담이 줄어든 데 대해 일제히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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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동부증권은 “대한항공 입장에서는 그 동안 암초로 작용했던 한진해운 지원 가능성이 소멸된다”고 파악했다.
KTB투자증권은 “한진해운에 대한 자금지원 및 경영권 유지가 부담이었던 만큼 이번 결정은 대한항공 주주 입장에서는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하게 될 경우 대한항공이 안아야 할 한진해운 손실액은 3700억~4300억 원 될 것으로 금융업계는 추산한다.
막대한 금액이긴 하지만 시장에서 이미 대한항공의 한진해운 관련 손실을 인지하고 있었던 만큼 향후 투자자들의 심리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금융업계는 바라본다.
하나금융투자는 “한진해운 관련 손실은 이미 상반기에 반영된 것”이라며 “불확실성이 해소됐다는 점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이투자증권은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한진해운 관련 손실을 인식하더라도 하반기 실적개선과 맞물려 상쇄되면서 현재 수준에서 크게 증가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한진그룹 경영진이 한진해운에 대한 추가 지원에 나서지 않는 등 결단을 내린 데 대해서도 긍정적인 평가가 나온다.
대신증권은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리스크가 소멸되었다는 안도감을 넘어 한진그룹이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시작했다는 점이 사실상 가장 큰 투자 포인트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리스크가 계열사의 전체적인 재무 리스크로 번지지 않을 정도의 자구안을 이행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고 평가했다.
동부증권은 “대한항공은 항공여객 증가세가 지속되고 환율과 유가의 변동성 확대 가능성도 크지 않아 영업환경은 매우 우호적”이라며 “이제 본업의 가치만 평가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바라봤다.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도 한진해운의 상표권을 사들이면서 한진해운을 우회적으로 지원해왔는데 한진해운에 대한 지원 리스크가 줄어든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됐다.
대신증권은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신청 시 한진칼이 인수한 상표권 손상차손 인식이 예상되지만 2015년 9월 이래 주가 할인요인으로 작용했던 추가지원 불확실성은 소멸된 것”이라고 파악했다.
한진그룹이 향후 금융당국과 갈등을 겪을 가능성은 부담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KTB투자증권은 “사실상 정부인 채권단이 추가출자를 거부한 한진그룹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한진그룹의 향후 행보가 가볍지만은 않을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비즈니스포스트 임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