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 삼성물산이 출범한 지 1년을 맞는다.
삼성물산은 삼성그룹의 실질적 지주회사로 자리하면서 건설, 상사, 패션, 리조트를 4개 사업부문으로 덩치가 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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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치훈 삼성물산 건설부문 사장. |
합병 후 1년이 지난 지금도 부문별 실적개선 과제를 여전히 안고 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9일 "삼성물산은 건설부문 실적이 정상화되면서 앞으로 실적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연구원은 “올해 2분기 건설부문 영업이익이 1180억 원으로 흑자전환됐는데 이는 곧 추가비용 발생 등이 제한적인 것을 의미한다”고 파악했다.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1일 제일모직과 합병한 뒤 건설부문에서 대규모 손실을 반영한 데 따라 두 분기째 연속으로 적자를 냈다. 통합법인 출범에 대한 시장의 기대를 충족하지 못한 것이다.
특히 삼성물산 합병 추진 과정에서 엘리엇매니지먼트 등 옛 삼성물산 주주들의 반대가 거셌던 만큼 합병 이후 실적부진은 시장의 신뢰를 떨어트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삼성물산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매출 7조510억 원, 영업이익 1768억 원을 냈는데 지난해 9월1일 출범한 점을 감안하면 2분기까지는 지난해 실적과 단순비교하기 어렵다. 올해 3분기부터가 통합 삼성물산의 1년 성과를 가늠하는 '진짜' 잣대인 셈이다.
2분기 실적에서 건설부문은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상사부문과 리조트부문은 1분기에 비해 실적이 늘어났다. 하지만 패션부문은 매출 4390억 원을 내고도 영업이익이 10억 원에 불과해 1분기보다 오히려 더 줄었다.
바이오부문은 2분기 매출 470억 원, 영업손실 130억 원을 냈다. 삼성물산이 실적개선을 가시화하려면 패션과 바이오부문에서 성과를 내야 한다.
건설부문 역시 안심할만한 상황은 아니다. 최근 알제리에서 수주한 6500억 원 규모의 공사가 중단될 위기를 맞는 등 해외사업 리스크가 언제든 실적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삼성물산은 올해 상반기 기준 미청구공사액이 1조4700억여 원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연구원은 매출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설부문에서 실적이 정상화하고 자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상장하면 삼성물산의 기업가치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8월11일 상장예비심사 신청을 마치고 오는 11월 상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연구원은 “향후 CMO(위탁생산)시장과 맞물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면서 실적이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도 다수의 바이오시밀러 제품 포트폴리오가 제품 상용화 단계를 거치면서 실적 상승이 기대된다”고 바라봤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가동중인 제1공장과 제2공장을 통해 현재 생산 중인 18만 리터에 더해 제3공장을 추가로 증설해 연간 36만 리터의 바이오의약품 생산능력을 갖추게 된다. 제3공장은 2017년 완공, 2018년 상업가동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장을 계기로 바이오부문의 가치가 삼성물산에 반영될 것이라고 이 연구원은 내다봤다.
삼성물산이 지주회사로서 자회사 구조조정에 따른 수혜도 입을 가능성도 높다. 이 연구원은 지주회사의 주가가 오르려면 구조조정 등을 통해 자회사의 부실이 해소돼야 한다고 전제한 뒤 주요 그룹 가운데 LS, 두산과 함께 삼성물산을 이런 조건에 부합하는 회사로 꼽았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