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국이 중동 주요 나라들과 손잡고 기회를 찾을 수 있는 산업 분야로 친환경에너지, 전기자동차, 방위산업 등이 꼽혔다.

대한상공회의소는 22일 ‘중동 주요국과의 경제협력 과제 연구보고서’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UAE), 카타르와의 협력유망 분야로 미래에너지, 전기차, 방산을 제시했다.
 
대한상의, 중동 빅3와 협력 유망분야로 친환경에너지·전기차·방산 꼽아

▲ 대한상의가 중동과 협력할 분야로 친환경에너지 전기차 방산 등을 꼽았다 사진은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는 중동 지역에서 한국과 교역량이 가장 많은 3개 나라이자 걸프협력회의(GCC) 전체 국내총생산(GDP)의 86%를 책임지고 있다.

우선 대한상의는 중동 3개 나라가 미래에너지 산업을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점을 근거로 한국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사우디는 ‘사우디 비전 2030’에서 2030년까지 국가 발전 수요의 50%를 재생에너지로, 아랍에미리트는 ‘UAE 에너지 전략 2050’을 통해 2050년까지 전체 전력 발전비율 가운데 재생에너지 발전비율을 44%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카타르는 2030년까지 모든 전력 수요의 20%를 재생에너지로 대체하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조일현 에너지경제연구원 박사는 “중동 지역은 풍부한 일조량 등 우수한 기후 조건과 비교적 저렴한 토지비용으로 대규모 태양광 발전 설비, 수소 생산시설 확충에 최적화돼 있다”며 “우리의 세계 최고 수준의 태양광 기술 경쟁력과 수소산업 생태계 조성 능력을 부각한다면 국내 기업들이 중동에 진출할 기회가 충분히 열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한상의는 중동의 전기차 시장 성장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사우디는 2030년까지 연간 50만 대 전기차 생산 및 수도 리야드 자동차 30% 이상의 전기차 전환을 목표로 내걸었다. 아랍에미리트에서는 2022년 전기차 수입액이 13억9천만 달러로 3년 만에 13배 이상 증가하는 등 시장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중동 나라들은 전기차 부품에서부터 완성차 제조에 이르는 한국의 자동차 기술력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그 예로는 7월 현대자동차그룹 계열사 현대케피코가 사우디 전기차 브랜드 씨어와 7천억 원 규모의 부품 공급계약을 맺은 것이 있다.

김경유 산업연구원 시스템산업실 실장은 “중동 주요 나라들은 막대한 자금력을 동원해 전기차 분야 기업 유치와 수요 진작에 나서고 있다”며 “초기 단계인 중동 전기차 시장 선점 및 생태계 조성에 우리 기업들의 참여를 확대하는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방산 분야에서도 협력 확대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중동은 여러 지정학적 분쟁이 잦고 풍부한 ‘오일머니’를 보유한 세계 최대 무기 수입 지역 가운데 하나다. 스톡홀름 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과거 5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많은 무기를 수입한 국가로 사우디가 2위, 카타르가 3위를 차지했다.

유광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전문연구원은 “한국 무기는 가격경쟁력이 뛰어나고 납품속도가 매우 빨라 중동 시장에서의 매력도가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한국은 반도체, 정보통신 분야에도 우수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어 방산 분야와 연계시 중동 지역의 수요가 더욱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카타르의 2022년 교역량은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보다 61.6% 증가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세계 교역량 증가율 35.3%를 크게 웃도는 것이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