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강화된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본격화한다. 

현대건설은 탄탄한 수주잔고를 바탕으로 매출성장이 구조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윤 사장은 취임 이후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신사업 확대에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건설 3분기에도 깜짝실적, 윤영준 이익체력 바탕으로 신사업 본격화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이사 사장이 탄탄한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20일 현대건설은 시장 기대치를 훌쩍 넘는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현대건설은 2023년 3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7조6202억 원, 영업이익 2455억 원, 순이익 1827억 원을 거뒀다. 2022년 3분기보다 매출은 40.3%, 영업이익은 59.7% 급증하고 순이익은 22.1% 감소한 것이다. 

증권업계 추정치와 비교해 매출은 11.3%, 영업이익은 12.9% 웃도는 성적을 내놨다. 증권업계는 현대건설이 3분기 매출 6조7953억 원, 영업이익 2135억 원을 낸 것으로 추정했다. 

현대건설은 2분기 연속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호실적을 냈다. 국내외 대형공사 본격화에 더해 국내 주택부문 실적이 성장했고 현대엔지니어링의 매출도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3분기에 전년 대비 56.6% 급증한 매출 3조4400억 원가량을 낸 것으로 파악된다. 현대차그룹 북미 자동차 공장건설이 본격화하면서 실적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현대건설은 3분기 누적 25조6993억 원의 신규수주를 통해 목표(29조900억 원)의 88.2%를 달성해 수주잔고 92조6977억 원을 확보했다. 사우디아라비아 석유화학 플랜트 아미랄 1·4패키지(6조5천억 원) 등의 해외사업뿐 아니라 그룹사 수주물량이 매출화하며 2024년까지 구조적 성장이 담보됐다. 

현대차그룹은 SK온과 6조5천억 원, LG에너지솔루션과 5조7천억원을 각각 공동투자해 조지아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을 짓는다. 해당 사업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3조8천억 원, 현대건설이 6600억 원 규모를 수주했다.

여기에 현대엔지니어링의 현대모비스 배터리공장 1800억 원 수주, 현대건설의 용산 미래항공모빌리티연구소 3900억 원 수주 등까지 포함하면 계열사 공사를 각각 4조4천억 원, 1조5천억 원 확보했다.

이밖에 현대건설은 송도랜드마크시티(SLC) 투자도 결실을 맺으며 수익 기반이 더해졌다. 송도랜드마크시티는 송도 6·8구역에서 주택사업을 벌이는 별도 법인으로 현대건설이 사업 난항을 겪다 떠난 협력사들의 지분을 사들이며 인내심을 발휘한 끝에 실적에 큰 보탬이 되고 있다. 

송도 랜드마크시티의 영업이익을 보면 1분기 416억 원, 2분기 602억 원, 3분기 734억 원을 거둬 누적으로 1018억 원을 올렸다. 3분기 현대건설 영업이익(6425억 원)의 15.8%를 차지하고 있다. 

송도랜드마크시티는 인천 송도 6·8구역에서 6곳(A8·11·13·14·15·16)의 블록을 받았고 현재 4차까지 분양이 완료됐다. 남은 5·6차는 2024년으로 예정돼 있어 실적에 지속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건설은 2023년 연결기준으로 매출 27조790억 원, 영업이익 8246억 원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윤 사장이 지난 2021년 취임한 이후 최고실적이다. 3분기에도 시장 기대치를 웃돈 실적을 내놓은 만큼 증권업계 전망치는 더욱 올라갈 것으로 예상된다. 

윤영준 사장은 확보한 이익체력을 바탕으로 신사업에 집중 투자해 본 궤도에 올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현대건설은 영업이익의 50% 이상을 에너지전환 사업 등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투자에 활용하겠다고 발표했다. 

이날 실적발표에 앞서 13일 인천남동산업단지의 ‘에너지자급자족 인프라 구축 및 운영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또한 최근 현대모비스와 2048년까지 총 150GWh 규모의 가상전력구매계약도 체결했다. 

윤 사장은 올해 3월 열린 주주총회를 통해 “에너지 전환 시대를 대비해 통합 플랫폼을 활용한 신재생에너지 전력 중개사업까지 영역을 확장해 에너지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는데 이를 점차 구체화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대건설은 신사업 투자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기 위해 지난 8월 말 회사채를 조달했다. 1200억 원을 모집하려 했지만 수요가 몰려 2400억 원으로 증액해 자금을 마련했다. 

현대건설은 이날 실적 콘퍼런스를 통해 “에너지 전환사업에 투자하는 비중이 상당히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며 “테스트베드 소형모듈원전(SMR)을 짓는 데 큰 금액이 들어갈 수 있어 차입금을 늘려서라도 현금을 보유해야 한다는 것이 기본적 정책이다”고 말했다.

현대건설과 홀텍은 2026년 소형모듈원전을 미국 본토에 착공하기로 했다. 3년 내 완공 2029년 전력생산이 목표로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국내 건설사에서 최초 소형모듈원전 EPC(설계·조달·시공)을 담당하는 기업이 된다.
 
현대건설 3분기에도 깜짝실적, 윤영준 이익체력 바탕으로 신사업 본격화

▲ 사진은 현대건설이 2019년 6월 준공한 힐스테이트 송도레이크 1차 단지 조경 모습. <현대건설>


현대건설은 3분기 말 기준 1조5천억 원 수준의 순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미분양이 해소되고 현장 도급사업 정산이 해결되면 올해 말 기준 순현금 2조3천억 원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산된다.

윤 사장은 올라온 이익체력과 단단한 재무체력으로 성장 과실을 주주와도 나누려 한다. 실적에 연계한 배당을 통해 주주친화적 정책을 이어간다는 방침을 내놨다. 

배당 기준일을 주주총회 이후로 변경하면서 주주총회에서 배당금이 결정된 뒤 지급대상 주주를 확정하도록 해 배당 예측가능성을 높이기로 했다. 현대건설은 2023~2025년 회계연도 3년 동안 별도 조정 당기순이익의 20~30%(영업이익 15~25%)을 배당하기로 했다. 

다만 원가율 관리는 여전히 윤 사장의 과제로 남아 있다.

현대건설의 3분기 영업이익률은 3.22%로 직전 분기(3.14%), 전년 같은 기간(2.83%)보다는 높아졌다. 다만 이는 판매관리비에서 1746억 원 규모의 대손충당금 관련 원가가 매출원가로 대체되는 등 효과에 따른 것이다.

현대건설은 연결기준으로 3분기 원가율(매출원가/매출) 96.3%를 기록해 전년 같은 분기(93.9%)보다 2.4%포인트 높아졌다. 별도기준 3분기 원가율은 98.7%로 나타나 전년 같은 분기(93.3%) 5.4%포인트나 상승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의 원가율이 95.7%로 전년 같은 분기(95.8%)과 비교해 소폭 개선됐지만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한 셈이다. 

건설자재값 상승 여파가 지속되고 있고 협력업체 정산분에 대한 발주처와 공사비 증액 협의가 지연된 과 해외사업에서 미르파 담수 복합화력발전소에서 대손충당금을 반영한 영향이다. 

현대건설은 “원가상승 요인을 발주처와 협의를 통해 최소화하고 있고 해외 현장도 공정은 피크를 달리고 있어 원가율 관련 추가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