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혜경 기자 hkcho@businesspost.co.kr2023-10-13 16: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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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캐피탈이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여신전문금융회사에게 ‘기회의 땅’으로 여겨지는 아세안(ASEAN, 동남아시아국가연합) 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이사가 현대자동차그룹과 ‘원팀’ 체제를 강화하기로 한 가운데 현대자동차그룹이 아세안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이사가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아세안 진출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최근 인도네시아 현지 여신전문금융사 '파라미트라 멀티파이낸스'를 인수해 현대캐피탈 인도네시아를 설립했다.
현대캐피탈 인도네시아는 현대캐피탈의 해외 금융법인·지점 가운데 처음으로 아세안 국가에 설립되는 법인이다. 정식 영업은 2025년 4월에 시작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고객에게 직접 금융상품을 제공하는 해외 금융법인·지점 10곳을 북미, 유럽, 중국, 브라질 등에서 운영하고 있으나 현재 인도네시아에는 시장조사와 금융자문 서비스를 제공하는 자문법인만 두고 있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4위에 이르는 2억7753만 명의 인구수와 2022년 5.31%라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기록해 주목받고 있는 나라다. 현대캐피탈이 아세안 첫 금융법인을 설립할 곳으로 선택하기에 충분한 조건을 갖춘 곳인 셈이다.
그러나 현대캐피탈이 인도네시아를 선택한 데는 다른 이유도 있다.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전속금융사로 현대차그룹과 시너지를 강화하는데 집중하고 있는데 현대차그룹이 인도네시아에 역량을 쏟아붇고 있기 때문이다.
목진원 현대캐피탈 대표이사는 올해 초 새로운 기업 비전을 발표하며 현대차그룹과 ‘원팀’ 체제를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홈페이지 인사말에서도 “글로벌 사업은 현대자동차그룹의 완성차 판매시장 확장에 발맞춰 지역은 물론 상품과 서비스 커버리지를 더욱 적극적으로 확대시켜 나가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런 흐름에서 현대캐피탈은 현대차그룹의 아세안 공략 전진 기지로 꼽히는 인도네시아로 향하게 된 것이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신규 법인 설립을 통해 현대자동차그룹의 전속 금융사로서 현대자동차 판매 증대에 기여하는 것이 주된 목적이다”며 “차별화된 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현대캐피탈의 새로운 성장 기회를 모색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현대차그룹은 인도네시아에 현지 진출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최초로 동남아 현지 전기차 생산공장을 구축했다. 현대차는 최초의 인도네시아산 전기차 아이오닉5를 앞세워 올해 1~7월 현지 전기차 시장에서 56.5%(3913대) 점유율로 판매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자동차시장에서도 2021년 1%가 안됐던 현대차 인도네시아 시장점유율이 2022년 3.4%로 늘었다.
현대캐피탈은 인도네시아를 시작으로 다른 아세안 국가 진출에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그룹이 6억7천만 명에 이르는 인구, 풍부한 자원 등 잠재력을 보유한 아세안의 자동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캐피탈의 다음 아세안 진출 국가로는 태국, 싱가포르 등이 점쳐진다.
태국은 현대차가 2022년 차량 판매와 마케팅 등을 담당할 판매법인 '현대 모빌리티 타일랜드'를 설립한 곳이다.
자동차시장 규모도 아세안에서 두 번째로 크다. 아세안자동차연맹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판매량 기준 자동차시장 규모는 인도네시아 50만5985대, 태국 40만6131대, 말레이시아 36만6037대, 필리핀 20만2415대, 베트남 13만7327대, 싱가포르 1만7951대 등이다.
▲ 현대차 인도네시아 공장 전경. <현대차>
싱가포르는 현재 현대캐피탈의 본사지점이 설립돼 있어 실제 시장 진출로 이어질 수 있다. 본사지점은 진출 가능 지역의 신사업을 검토 및 준비하는 법인을 말한다.
게다가 싱가포르에는 ‘현대차그룹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가 올해 11월 문을 연다. 혁신센터는 연간 3만 대 수준으로 적은 양이 생산되지만 첨단 기술이 집약된 공장이라는 점에서 현대차그룹에게 의미가 있다.
혁신센터에서 생산된 차량의 판매를 지원하기 위해 현대캐피탈이 진출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캐피탈 관계자는 “현재까지 추가 신규 런칭 계획은 없다”면서도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전략에 발맞춰 공격적 해외진출을 이어나갈 것이다”고 말했다. 조혜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