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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중국 투자규제 '1년 더 유예' 그칠 듯,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차이는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10-12 10:2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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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SMC 중국 투자규제 '1년 더 유예' 그칠 듯,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차이는
▲ 미국 상무부가 대만 TSMC의 중국 반도체 파운드리공장에 1년의 투자규제 유예를 부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난징에 위치한 TSMC 반도체 파운드리공장. < TSMC >
[비즈니스포스트] 미국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반도체공장 투자규제 유예를 무기한 연장하기로 가닥을 잡았다. 반면 대만 TSMC는 1년의 유예기간을 추가로 받을 가능성이 크다.

TSMC의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가 글로벌 시장과 중국 기업에 미치는 영향이 한국 기업들의 메모리반도체보다 훨씬 크다는 미국 상무부의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12일 월스트리트저널 보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 반도체 생산공장에 시설 투자로 약간의 공정 기술 발전을 추진할 수 있는 허가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이렇게 보도하며 “중장기 측면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중국 내 반도체 생산설비와 관련한 불확실성이 아직 남아 있다”고 보도했다.

대통령실 발표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중국 내 반도체장비 반입 제한 규제를 기한 없이 유예하기로 최종 결정했다.

그러나 이와 같은 규제 완화에도 한국 기업들이 중국에 첨단 메모리반도체 공정기술을 도입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 지금과 같이 사업을 지속할 수는 있지만 중국 반도체산업 발전을 적극적으로 견제하는 미국의 태도는 변함이 없기 때문이다.

미국 정부는 아직 한국 반도체기업의 중국 투자규제 유예와 관련한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았다.

월스트리트저널은 TSMC의 경우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와 달리 1년의 규제 유예기간 연장을 추가로 받는 데 그칠 것이라고 보도했다.

한국과 대만 반도체기업이 이처럼 미국 정부에서 다른 조치를 받게 된 이유는 중국 내 공장에서 주로 생산하는 반도체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중국에서 각각 낸드플래시, D램 등 메모리반도체를 주력으로 생산한다. 반면 TSMC는 시스템반도체 파운드리 공장을 다수 운영하고 있다.

시스템반도체 미세공정 기술은 미국이 최근 들어 중국에 가장 큰 위협을 느끼고 있는 분야로 꼽힌다. 최근 화웨이와 SMIC 등 중국 반도체기업의 기술이 크게 발전했기 때문이다.

화웨이는 최근 출시한 스마트폰 메이트60프로 및 폴더블 스마트폰에 SMIC의 7나노 미세공정 기술을 적용한 반도체를 탑재했다.

SMIC는 트럼프 정부 시절부터 장기간 미국 상무부 규제 대상에 놓여 첨단 기술과 장비 도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던 중국 최대 파운드리업체다.

최근 7나노 미세공정 반도체를 대량생산하기 시작했다는 것은 미국의 이런 규제를 극복하고 중국 정부의 반도체 자급체제 구축 목표에 기여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세계 파운드리업계에서 기술력이 크게 뒤처지던 SMIC가 7나노 반도체 양산에 성공한 배경은 TSMC 출신 엔지니어를 대거 영입하는 방식으로 기술을 확보했기 때문이라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자연히 미국 정부 입장에서는 TSMC의 중국 공장 투자에 더욱 엄격한 기준을 내세울 수밖에 없다.
 
TSMC 중국 투자규제 '1년 더 유예' 그칠 듯, 삼성전자 SK하이닉스와 차이는
▲ 중국 SMIC 반도체공장 외부 이미지. < SMIC >
이러한 상황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에서 무기한 투자규제 유예를 받은 반면 TSMC는 더 엄격한 규제를 받도록 하게 만들었을 공산이 크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 상무부의 이러한 결정이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조치라고 바라봤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반도체사업에서 미국과 중국 사이 갈등에 당분간 반사이익을 볼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정부가 최근 자국 기업에 미국 마이크론의 메모리반도체 구매를 일부 제한하는 무역보복 성격의 규제를 시행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더욱 의존하게 됐기 때문이다.

미국은 당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마이크론의 물량 공급을 대체해서는 안 된다고 압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국 반도체기업의 중국 내 메모리 생산설비 투자를 허용해준 것은 이러한 압박도 어느 정도 완화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미국의 규제 완화에도 중국 공장에 대한 메모리반도체 의존도를 점차 낮추는 수순을 밟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첨단 메모리 공정기술을 도입하지 않는다면 자연히 해당 설비의 활용성은 떨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증권사 CLSA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중국에서 생산하는 반도체는 업계 최신 기술과 매우 거리가 멀 것”이라며 앞으로 1~2세대 정도 공정 업그레이드를 진행하는 데 그칠 수 있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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