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최신 무기들을 앞세워 방산 일감을 빠르게 쌓아가고 있다.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은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면서 각국이 첨단무기 도입에 관심을 갖는 기회를 살려 현재 수준보다 4배 이상 늘어난 '2030년 매출 40조 원' 달성을 위한 기반을 닦아나갈 것으로 보인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일감 차곡차곡, 손재일 매출 4배 목표로 뚜벅뚜벅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 사장(사진)은 최근 세계적으로 전쟁이 확전되는 등 지정학적 리스크가 커지면서 방위산업의 중요성이 커지는 흐름에 힘입어 세계 각지에서 수주를 확대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1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따르면 미국을 비롯한 방산 선진국들에서 열리는 전시회에 잇달아 참가해 K방산의 기술력을 선보이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미국 수도 워싱턴DC에서 현지시각 11일까지 이어지는 미국육군협회(AUSA) 전시회를 비롯한 다양한 행사를 통해 미군이 필요로 하는 방산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이를 통해 미국에 K-9 자주포를 비롯한 한국 무기 판매의 교두보를 마련하고 캐나다까지 시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미국 국방부와 해외비교성능시험(FCT) 사업계약을 맺고 오는 12월 미국 하와이 오아후 섬 해병대 훈련장에서 다목적 무인차량 아리온스멧 본시험도 진행한다.

해외비교성능시험은 미국 국방부가 동맹국 방산기업의 우수장비·기술을 평가하고 미군이 추진하는 개발·획득 사업과 연계하는 프로그램이다. 아리온스멧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자체 개발한 다목적 무인차량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9월 영국 방산전시회에서는 최신형 K-9 자주포인 K9A2를 전시해 기술력을 과시하며 1조 원 규모가 넘는 영국의 차세대 자주포 사업에 도전할 계획을 세웠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이렇듯 글로벌 방산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는 것은 지정학적 불안이 커지는 부분과 관련이 크다. 최근 세계 각지에서 전쟁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평화가 위협받으면서 방위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어서다. 

특히 레바논 무장세력 헤즈볼라와 팔레스타인 군사단체 하마스는 최근 이스라엘에 다수의 미사일 공격을 가하며 석유 주요 산지인 중동 지역의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라엘은 대대적인 반격에 나서며 30만 명의 대규모 예비군을 동원하고 최근 가자지구 내 팔레스타인 지역 500곳 이상을 폭격하는 등 이번 분쟁이 커질 위험이 커지며 방위산업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되는 상황이다.

증권업계에선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위험이 커지며 기술력이 뛰어난 한국 방위산업이 더욱 주목받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나승두 SK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이슬람 무장세력 사이의 유혈충돌 때문에 포탄 등 즉시 전략물자는 물론 유도 무기 방어체계와 자주포 등과 관련한 필요성이 커질 것이다”며 “빠르게 방산물자와 무기를 생산하고 확보할 수 있는 한국 방위산업을 향한 수요가 더욱 커질 수 있다"고 바라봤다.

세계적으로 지정학적 불안감이 커지는 상황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국내외에서 대규모 수주를 잇달아 따내며 일감을 빠르게 쌓아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9월 방위사업청과 1646억 원 규모의 K-9 자주포 관련 군수계약을 따냈다. K-9 자주포 정비와 수리에 필요한 부속품을 납품하는 계약이다.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레드백이 2조 원 규모의 호주군 보병전투차량 현대화 사업 우선협상대상 기종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를 통해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호주에서 강력한 경쟁자인 독일 장갑차를 꺾고 세계 방산업계에서 위상을 높였다. 

앞으로 최종계약까지 완료되면 호주군이 1960년대에 도입한 미국제 M113 장갑차를 대신해 2027년 하반기부터 레드백 129대를 순차 배치하며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매출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손 사장은 “호주 시장을 시작으로 유럽 등 선진 방산시장 공략에 혼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특히 동유럽 거점국가인 폴란드에서 사업을 크게 확장하고 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 따라 인접 국가 폴란드가 위기를 느끼고 대규모 무기투자를 감행하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규모 수주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하반기 폴란드 정부와 3조2038억 원 규모 K-9 자주포와 5조 원 규모 다연장 로켓 천무 등 총 8조2천억 원 가량의 공급계약을 따낸바 있다. 

이런 여세를 몰아 폴란드 군용 자동차·장갑기술연구소(WITPIS)와 ‘유무인 군용 무인차량 관련 상호협력 업무협약’을 최근 맺고 자체개발 무인차량 기술로 폴란드의 육군 현대화 사업에 대한 참여도 적극 노리고 있다.

아울러 루마니아의 1조 원 규모 신형 자주포 도입사업에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입찰적격 후보(숏리스트)에 포함되면서 수출 확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방산 일감 차곡차곡, 손재일 매출 4배 목표로 뚜벅뚜벅

▲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세계적으로 방위산업 중요성이 커지는 흐름에 발맞춰 글로벌 방산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사진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9월 영국에서 열린 방산전시회에서 전시한 최신형 K-9 자주포인 K9A2의 모습.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늘어나는 수주 물량에 힘입어 앞으로 높은 실적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2024년 매출 9조9364억 원, 영업이익 8254억 원을 거둘 것으로 집계됐다. 올해 실적 전망치보다 매출은 14.7% 늘고 영업이익은 27.2% 증가하는 것이다.

손 사장은 앞으로 일감 늘리기에 고삐를 죄며 2030년까지 매출 40조 원 달성이라는 목표를 이룰 가능성을 높여갈 것으로 보인다.

손 사장은 올해 초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뉴비전 타운홀 행사에서 "그룹 내 계열사와의 협력 관계를 확대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2030년에는 매출 40조 원과 영업이익 5조 원을 달성하겠다"고 말했다. 전찬휘 기자